[TN 위클리 컬처] 새로운 시작, 2월 첫째 주...‘왕과 사는 남자’·‘작은 거인들’·‘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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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위클리 컬처] 새로운 시작, 2월 첫째 주...‘왕과 사는 남자’·‘작은 거인들’·‘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투데이신문 2026-02-07 09: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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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봄의 시작을 알린다는 입춘(立春)이 있는 한 주였습니다.

추위는 여전하지만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이 찾아와 괜시리 새로운 설렘이 일렁이기도 하는데요. 입춘날 날씨로 그해 농사의 풍흉을 점쳤던 풍습처럼 맑은 하늘과 함께 찾아온 이번 입춘 역시 기분 좋은 기운으로 한 해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을 선보여드립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사진 제공=㈜쇼박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사진 제공=㈜쇼박스]

기록되지 못한 역사

흔히 역사는 승리자들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록의 행간에는 이름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숨어있기 마련인데요. 1457년, 단종의 유배지로도 알려진 청령포에서 시작된 작지만 위대한 만남을 다룬 영화가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다양한 방송과 예능으로 얼굴을 알린 장항준 감독이 오랜만에 극장 관객을 만났습니다. 장 감독 특유의 서사적 위트는 배우 유해진을 만나 독보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는데요. 여기에 드라마 <약한영웅> 을 통해 연기력을 증명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굳힌 박지훈과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 배우 유지태 등이 합류해 각기 다른 신념을 가진 인물들의 긴장감을 화면 가득 채워냅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는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먼 길을 온 어린 선왕이 척박한 땅에서 서로를 마주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사극이라는 장르를 빌려왔지만 권력 다툼이 아닌 그 시대에도 유효했던 사람의 온기와 구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요. 역사의 파도 속에서도 끝내 잃지 않았던 인류애와 서로의 버팀목이 돼주는 두 인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타인을 향한 연민과 이해가 얼마나 큰 힘을 갖는지 되새기게 합니다.

가장 평범한 얼굴로 가장 비범한 감동을 만들어내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 작은 거인들_구하우스가 찾은 90년대생

<작은 거인들_구하우스가 찾은 90년대생> 전시 전경 [사진 제공=구하우스]
<작은 거인들_구하우스가 찾은 90년대생> 전시 전경 [사진 제공=구하우스]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 작은 거인들

삐삐와 공중전화가 익숙했던 아날로그와 거침없이 밀려오는 디지털 보급으로 변혁을 맞이했던 90년대에는 왠지 모를 낭만과 역동적인 에너지가 공존하는 시대였습니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대에 태어난 90년대생들은 손끝의 현실과 모니터 너머의 무한한 가능성을 동시에 경험하며 자라났는데요. 그렇다면 이 혼돈과 풍요의 세대를 지나온 이들이 표현하는 예술은 어떤 모습일까요. 여기 동시대 예술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며 그들만의 독자적인 시선을 보여주는 전시가 있습니다.

이번 전시 <작은 거인들_구하우스가 찾은 90년대생> 은 한국 미술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진 작가들의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은 화면 속 잔상과 무의식의 형상을 조각으로 구현해내거나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느끼는 불안을 초현실적인 회화로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때로는 나무라는 고전적인 재료를 통해 물성의 한계를 시험하며 생명의 본질을 묻기도 하죠. 기성세대의 문법에 갇히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예술과 삶을 유연하게 연결하는 이들의 작품은 관객들로 하여금 신선한 자극을 건넵니다.

이번 전시는 200여명의 추천 작가 중 10인의 90년대생 작가들이 주인공으로 선정됐습니다. 캔버스 위에 시대적 잔상을 겹쳐내는 양하, 존재의 연약함을 세밀하게 포착하는 유리, 비물질적인 감각에 조각적 실체를 부여하는 이예주, 인간의 내면을 기묘한 형상으로 빚어내는 연여인, 공간과 기억의 틈을 탐구하는 유지원, 회화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정수현, 매체의 경계를 허무는 오지은, 나무의 질감을 통해 생명의 떨림을 전하는 이동훈, 신체와 감각의 관계를 파고드는 홍세진, 그리고 무의식의 세계를 서사적으로 풀어내는 이소정까지. 10인의 작가들은 회화, 조각, 설치를 넘나들며 각자가 정의한 동시대의 얼굴을 선보입니다.

한국 미술의 역동적인 미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전시 <작은 거인들_구하우스가 찾은 90년대생> 은 오는 22일까지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구하우스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스틸컷 [사진 제공=프로젝트그룹 일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스틸컷 [사진 제공=프로젝트그룹 일다]

죽음이 건네는 삶의 인사, ‘수선’

한 때 장기 이식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대중의 큰 관심을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여파로 사후 장기 기증을 약속하는 서약이 하나의 사회적 현상처럼 유행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생명의 나눔에 대해 고민해본 분들이라면 더욱 깊게 몰입할 수 있는 연극 한 편이 무대에 오릅니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는 프랑스 작가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인간의 존엄을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이야기는 불의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뇌사 판정을 받은 19살 청년의 심장이 51세 여성의 몸에 이식되기까지의 24시간을 담았는데요. 상처 입은 생명을 다독이고 이어붙이는 ‘수선’이라고 표현한 작품명도 관객들의 인상 깊게 남는 대목입니다. 

관객들은 연극을 통해 죽음이 단지 끝이 아닌 또 다른 삶의 가능성임을 깨닫게 됩니다. 한 사람의 심장이 다른 이에게 닿는 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진정한 힘은 결국 ‘연결’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이번 작품은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단 한 명의 배우가 청년, 부모, 의사, 여성 등 다양한 인물을 홀로 연기하며 극을 이끌어가는데요. 2019년 초연 이후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는 초연부터 작품을 지켜온 손상규, 윤나무 배우를 비롯해 독보적인 연기로 주목을 받는 김신록, 김지현 배우가 합류해 각기 다른 호흡을 건넵니다. 텅 빈 무대를 채우는 배우들의 절제된 목소리로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하죠.

삶의 마지막과 시작이 교차하며 깊은 울림을 전하는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는 서울 중구 정동길에 위치한 국립정동극장에서 오는 3월 8일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입춘의 맑은 기운처럼, 이번 주 소개한 이야기들이 여러분의 일상에 기분 좋은 마중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마음만은 따스한 봄날 같으시길 빌며, 다음 주에도 색다른 문화예술을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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