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도시 서울' 주역 DDP…'잘 착륙한 우주선' 새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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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도시 서울' 주역 DDP…'잘 착륙한 우주선' 새 평가

연합뉴스 2026-02-07 07: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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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강북도심 부활 프로젝트로 시작…11년간 1억명 찾아

낙후 동대문시장 이미지 고급화…세계적 디자인행사 잇단 개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전경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전경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국내 최초의 3D 건축설계와 4만5천장의 패널이 유려하게 어우러진 외관 디자인, 11년간 누적 방문객 1억명,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꼽은 '꼭 가봐야 할 세계 명소'….

명실상부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가 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표현하는 말들이다.

DDP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곧 발간하는 새 책 '서울시민의 자부심을 디자인하다'에서 비난을 감수한 결단이자 오늘의 서울을 만든 대표 성과로 언급한 시설이기도 하다.

불시착한 우주선 같은 독특한 모습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지만, 서울에 대한 인식을 '무채색 도시'에서 '감각적인 도시'로 바꾸고 주목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7일 서울디자인재단에 따르면 DDP 프로젝트의 시작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8월 서울시는 '강북 도심 부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동대문운동장 부지를 청계천과 연계한 휴식·녹지·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의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및 대체 야구장 건립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한 달 뒤 시가 내놓은 '창의산업 육성 및 균형 발전을 통한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의 4대 산업벨트 조성사업에도 동대문 지역을 세계적인 패션·디자인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건립될 복합문화공간을 디자인 분야로 특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세계 9위이던 디자인 경쟁력을 2015년까지 세계 5위 이내로 올리고, 2020년까지 세계 5대 패션도시에 진입하는 것이 당시 목표였다.

시민 아이디어를 접수한 결과 체육시설인 운동장과 야구장의 형태를 디자인 요소로 재현하자는 제안이 많았고, 사라질 한양 성곽을 복원해 역사 공간을 조성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시민 제안은 연구 결과와 현상공모 지침에 반영됐고 완공된 DDP 곳곳에 녹아들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건립 이전 동대문 일대 경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건립 이전 동대문 일대 경관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듬해 서울이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WDC)'로 지정됨과 동시에 서울디자인올림픽, 서울디자인한마당 등 대규모 디자인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시는 이를 발판 삼아 DDP 설립에 속도를 냈다.

공공기관에서 처음 시도한 방식인 '국제지명초청설계경기'를 통해 영국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이 1등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자하 하디드는 1950년 이라크에서 출생해 영국에서 활동한 세계적인 여성 건축가로 2004년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Pritzker)상을 받았다.

당시 건축계에서 그의 작품은 현실화하기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특히 DDP는 물이 흐르는 듯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3차원의 비정형이라 시공에 매우 정밀한 기술력이 필요했다.

전 공정에 BIM 방식을 적용한 서울시와 세계 최초로 2차 곡면 성형·절단 장비를 제작한 삼성물산 등의 노력 끝에 오차 없이 안전하면서도 우수한 품질의 건축물이 완성됐고, 2014년 3월 21일 공식 개관했다.

건립 과정에서 난관도 있었다. 새로 생기는 거대한 건축물이 되려 주변 상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동대문 시장 상인들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DDP가 동대문 시장 주변의 낙후한 이미지를 고급화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또 DDP를 찾는 젊은 층이 많아져 지역 유동인구가 늘고 숙박업소와 식당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이 통계로 입증됐다.

특히 샤넬 크루즈 컬렉션쇼, 디올정신 전시, 알레산드로 멘디니 회고전, 장 폴 고티에 패션쇼와 전시가 열리며 세계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야간 전경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야간 전경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개관 11년이 된 DDP의 누적 방문객은 지난해 12월 기준 1억2천600만명을 돌파했다. 2024년 연간 방문객이 1천729만명을 기록하는 등 매년 방문객 수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세계적 아트페어 '디자인 마이애미(Design Miami)'의 첫 서울 행사가 개최돼 약 2주간 25만명이 DDP를 다녀갔고 K-디자인의 저력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오는 2027년에는 세계디자인기구(WDO)의 창립 70주년 총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약 2천명의 글로벌 대표단이 참여하는 이 행사의 중심 무대 역시 DDP다.

서울디자인재단은 "2024년 시민 인식조사 결과 2천243명의 응답자 중 DDP를 안다는 비율은 97%에 달했고, DDP를 '흥미롭고 세련되고 트렌디한 문화 및 예술공간'으로 인식한다는 답변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DDP는 지속적인 홍보와 자체 콘텐츠 개발, 지역 사회 연계를 통해 초기의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낸 대표 사례"라며 "서울 한복판에 불시착한 우주선이 아닌 '무사히 착륙한 우주선'으로, 애물단지가 아닌 '보물단지'로 거듭났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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