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임금 체불 논란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대형 로펌을 로비스트로 선임한 사실이 알려지며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노동자와 협력업체 피해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해외에서는 분쟁 대응을 위한 로비 활동에 나선 모습이 대비되면서 MBK의 이중적 행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최근 임금 체불 문제 해결과 정부 개입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기업회생절차 이후 급여가 지연되거나 분할 지급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납품업체 등 협력업체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 납품업체 4천600여 곳 가운데 약 45%(2천71개 업체)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연간 거래액 규모는 1조8천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측은 임금 체불 해소와 함께 정부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도 MBK의 책임을 묻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과정 전반에서 법 위반 소지가 있는 거래 행위를 추가로 확인해 검찰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보 대상에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범여권 의원들도 두 사람이 국정감사 과정에서 허위 증언을 했다며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이런 가운데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 내 로비스트를 선임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선임 사유로는 ‘테네시주 핵심광물 제련소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명시됐다. 업계에서는 해당 로비 활동이 고려아연의 미국 테네시 제련소 사업을 문제 삼아 현지에서 여론전과 압박을 시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MBK와 영풍 측은 “현지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최대주주의 책임”이라며 표면적으로는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들은 그간 테네시 제련소 투자를 두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백기사 만들기’라며 경영권 방어용 투자라는 비판을 이어왔던 만큼, 미국 투자를 지지한다는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일각에서는 MBK의 ‘말과 행동의 불일치’가 홈플러스 사태와 고려아연 분쟁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난다고 본다. 한 재계 관계자는 “MBK는 홈플러스 회생 의지를 강조해 왔지만, 실제로는 급여 지급 중단 등 심각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며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다”며 “겉으로는 책임과 협력을 말하면서도 실제 행보는 다른 방향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영풍·MBK 측이 공식적으로는 미국 투자와 한미 협력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로비를 통해 분쟁 전선을 해외로 확대하는 모습은 분쟁을 장기화하려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며 “두 사안 모두에서 유사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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