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사전 기자회견이 본래보다 하루 먼저 진행됐다. 이유는 2월 6일 뮌헨 비행기 참사 추모 행사 때문이었다.
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5라운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토트넘홋스퍼가 맞대결을 펼친다.
유럽 축구의 통상적인 사전 기자회견은 본 경기 하루 전날 열린다. 경기의 집중도는 물론 혹여나 장거리 원정을 와야 하는 상대팀의 일정을 배려한 이유다. 본래 맨유의 토트넘전 사전 기자회견 역시 6일 진행 예정이었다. 그런데 맨유는 본래보다 하루를 앞당긴 5일 사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경기는 맨유의 홈에서 열리며 선수단 사정에 따른 부득이한 사유 때문도 아니었다.
이유는 1958년 2월 6일 발생한 ‘뮌헨 비행기 참사’에 있었다. 뮌헨 참사는 유럽 축구계 최악의 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축구 종주국이라는 거만함에 빠져 비협조적인 태도를 고수하지 않았더라면 예방할 수도 있었던 참사였다.
1950년대 FA는 종주국의 자존심이라는 명목으로 잉글랜드 팀들의 유럽 대항전 출전을 막아왔다. 그러나 당시 맷 버스비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세계적인 팀들과 겨뤄야 발전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FA의 권고를 무시하고 유러피언컵(챔피언스리그 전신) 참가를 강행했다. 해당 시즌 리그 일정과 유러피언컵 일정이 맞물려지자 맨유는 FA 측에 리그 일정을 미뤄줄 것을 요청했지만, FA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고수하며 요청을 거부했고 외려 리그 일정에 맞춰 복귀하지 않으면 승점 삭감을 각오해야 한다며 엄포를 놨다.
결국 맨유는 촉박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비행 일정을 잡았다. 그리고 1958년 2월 6일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 맨유가 유고슬라비아에서 FK츠르베나즈베즈다와 유러피언컵 8강을 치른 뒤 잉글랜드로 돌아오던 중 탑승한 영국 유러피언 항공 609편이 경유지인 뮌헨 공항에서 이륙 중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맨유 선수단 8명을 비롯한 구단 스태프, 취재진 통틀어 23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사고 원인은 활주로에 쌓인 녹은 눈 때문이었다. 겨울철 따듯한 기온으로 눈이 녹으면 고체와 액체 사이 애매한 형질의 혼합물로 변하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겨울에서 봄이 되는 환절기 거멓게 변한 얼음 뭉치들을 길 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슬러시’라고 불리는 데 당시 뮌헨 공항의 활주로에 슬러시들이 곳곳에 형성돼 있었다. 항공기가 이륙 중 슬러시를 통과하며 속도가 느려졌고 결국 실속하면서 인근 민가에 추락, 폭발을 일으켰다.
뮌헨 참사를 겪은 맨유는 매해 2월 6일마다 추모 기념 행사를 진행해 왔다. 올해 68주기 행사 역시 6일 올드 트래퍼드에서 진행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사전 기자회견을 하루 앞당겨 진행했던 것이다.
관련해 마이클 캐릭 임시 감독은 “역사에 대해 모를 수가 없었다. 맨유에서 일한다면 앞선 세대가 겪은 일과 우리가 이어가야 할 책임을 이해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뮌헨 참사는 맨유 역사에서 가장 큰 부분이다. 비극 자체도, 클럼이 어떻게 다시 일어서 성공으로 나아갔는지도 마찬가지다”라며 “제가 처음 선수로 왔을 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를 자주 언급했고 삶의 방식이 됐다. 경기장 안에서도 그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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