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들은 기리보이·헤이즈의 이별 노래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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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들은 기리보이·헤이즈의 이별 노래 조심하세요

엘르 2026-02-06 17:00:00 신고

"이 연애사는 내 얘기일 수도 있고, 당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들의 연애사를 누구보다 잘 다루는 두 뮤지션, 기리보이와 헤이즈가 함께합니다. 다섯 번째 협업이자 4곡을 담은 EP 앨범 〈안 될 사람〉으로 말이죠.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데요. 혹시 이별을 앞두고 있거나, 이별 경험으로 여전히 마음 한 켠이 시리다면 들어보지 않을 수 없죠. 수록곡은 '안 될 사람', '뚝', '멈춰버린 계절', '겹지인'. 기리보이와 헤이즈가 앨범 발매를 앞두고 엘르와 나눈 이야기는 지나치게 진솔합니다. 옆자리 친구와 수다를 나누듯 대화도 길어질 수밖에 없었죠.


기리보이의 케이블 니트는 Ych, 레이어드 한 셔츠는 Mmic, 헤이즈의 티셔츠는 Vivienne Westwood, 캐시미어 워머는 Barrie.

기리보이의 케이블 니트는 Ych, 레이어드 한 셔츠는 Mmic, 헤이즈의 티셔츠는 Vivienne Westwood, 캐시미어 워머는 Barrie.

〈안 될 사람〉은 5년 만에 선보이는 협업 앨범입니다. 누군가 수록곡들을 듣고 ‘이 노래 내가 아는 이야기 같은데?’라고 생각했다면 의도가 성공한 건가요?

헤이즈너무 영광일 것 같은데요?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 제가 익숙한 느낌이 드는 노래들을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곡의 이야기나 멜로디, 음악적 톤 자체가 친숙하게 들리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요. 기리보이네, 정확히 간파하셨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 제일 원하던 반응이라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어떻게 울리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곡을 만들어요. 눈물을 끄집어 낼 요소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건데, 듣자마자 ‘내 얘기인데?’라고 생각했다면 성공한 거죠.

헤이즈 아우터는 Sportmax,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헤이즈 아우터는 Sportmax,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서로에 대한 거리감은 예전과 어떻게 달라졌나요? 더 가까워졌는지, 오히려 거리를 둔 채 작업했는지 궁금해요.

헤이즈 조금은 좁혀졌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갑자기 ‘안녕하세요’라고 하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저희가 10년 넘은 친구인데. 특이한 케미가 있는 것 같아요. 기리보이라는 사람은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고 생각되면 어느 순간 다시 멀어져 있어요. 오히려 이런 적당한 거리 덕분에 이번 앨범에 4곡이나 작업 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기리보이 의도한 건 전혀 아닌데, 제가 좀 ‘쿨’한 편이에요(웃음). 혼자 있는 시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데요. 평소 일할 때 만나는 사람들만 자주 보게 되잖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헤이즈도 자주 만났고, 반가웠죠. 그리고 저는 시작하는 단계까지 도달하는 게 어렵지, 막상 시작하면 엄청 빠르게 집중하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2시간이었다면, 이제는 3시간 만큼은 확실하게 집중하는 습관을 들였어요. 헤이즈진짜 놀라워요. 기리보이가 작업을 시작하면 정말 엄청 빠르게 진행돼요.


그래요? 이렇게 ‘쿨’한 기리보이와 작업한 헤이즈는 어땠나요.

헤이즈 사람들이 잘 모를 수 있는데, 기리보이는 정말 의외의 캐릭터에요. 피드백도 엄청 빠르고요. 약속 시각에도 여유 있게 미리 도착하고요. 작업 기한이 있으면 그보다 일정을 앞당겨 보내주기도 하고요. 기리보이 왜 그런 줄 알아요? 약속을 너무 못 지킨 나머지 연습으로 극복한 거예요. 일단은 장소에 일찍 가는 걸 선호하고, 음악 작업을 할 때도 미루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해버리는 거죠. 미루면 계속 미룬다는 걸 스스로도 너무 잘 아니까요.


저는 “어떻게 울리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곡을 만들어요. 눈물을 끄집어 낼 요소를 진지하게 고민하는데, 제 노래를 듣자마자 ‘내 얘기인데?’라고 생각했다면 성공한 거죠. - 기리보이


그나저나 이번 협업은 누가 먼저 제안했어요.

헤이즈 몇 년 전에 기리보이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어요. 기리보이 가끔 댓글을 보거든요. 원래 안 보는데 초반 부분만 딱 봐요. 좋은 말이 있을 때만(웃음). 기리보이랑 헤이즈가 같이 앨범을 냈으면 좋겠다는 댓글이 많길래 '그럴까?' 생각하게 되었죠.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났어요. 헤이즈 그러다 제가 불을 지폈던 거 같아요. 작년에 “우리 작업 언제 할까?”라고 물었던 게 방아쇠가 된 거죠. 기리보이가 “하자”라고 마음먹은 순간부터는 착착 진행됐어요. 회사에서 연락이 오고 현실이 되었죠. 심지어 한 달 사이에 주요한 작업이 거의 끝났어요. 모든 스케치가 다 나왔고, 각자 수정할 부분과 후반 작업을 꼼꼼히 챙길 수 있었죠.

기리보이의 티셔츠는 Homeless, 팬츠와 벨트는 모두 Recto,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링은 모두 Acne Studios, 티셔츠에 레이어드 한 슬리브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헤이즈가 착용한 팬츠는 Ych, 톱으로 연출한 머플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기리보이의 티셔츠는 Homeless, 팬츠와 벨트는 모두 Recto, 슈즈는 Christian Louboutin, 링은 모두 Acne Studios, 티셔츠에 레이어드 한 슬리브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헤이즈가 착용한 팬츠는 Ych, 톱으로 연출한 머플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안 될 사람〉은 이전 협업 작업들과 어떤 부분이 달랐어요?

헤이즈 작업 방식에 차이가 좀 있었어요. 피처링을 주고받는 작업은 원격으로도 작업할 수 있었는데요. 곡 파일을 카톡으로 보내고, 통화하고, 또 그 파트를 각자 녹음해서 주고받는 식으로요. 이번 앨범은 ‘0’에서부터 같이 시작했어요. 비트 트랙부터 가사, 멜로디, 녹음하는 것까지 만나서 함께 작업했죠. 사실 일상적인 일이었던 건데, 요즘 시대에는 쉽게 생략할 수 있는 과정이잖아요. 덕분에 이번 앨범이 다른 캐릭터로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별과 사랑’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다루면서 “이번엔 다르게 말하고 싶다”라고 느낀 순간도 있을까요?

기리보이 이전과 어떤 부분이 다르냐고 물으신다면… 다른 건 없어요. 솔직히 다르지 않고요(웃음). 대신 다르게 접근한 부분은 있었어요. 헤이즈와 동갑이고, 학창 시절에 유행하던 것도 비슷하잖아요. 경험의 과정들과 그 시기가 맞물려 있어서 그때의 기억을 꺼내려고 노력했죠. 어릴 적 듣던 가요처럼요. 제가 혼자 잡은 코드는 ‘에픽하이 형들처럼 해보자’ 였어요. 헤이즈 정말? 처음 알았어요. 정말 신기하게도 제가 잡은 코드는 ‘싸이월드’ 였거든요. 서로 대화를 한 건 아닌데, 결은 비슷했네요.


기리보이와 헤이즈가 어깨에 두른 니트는 Le Rhee.

기리보이와 헤이즈가 어깨에 두른 니트는 Le Rhee.

기리보이의 티셔츠는 Redbigeye, 어깨에 두른 니트는 Le Rhee, 네크리스는 Hyend. 헤이즈 어깨에 두른 니트는 Le Rhee,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기리보이의 티셔츠는 Redbigeye, 어깨에 두른 니트는 Le Rhee, 네크리스는 Hyend. 헤이즈 어깨에 두른 니트는 Le Rhee,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별 노래’의 베테랑으로서 작업 과정에서 염두에 두는 것들이 있다면요?

기리보이 이 생각만 하는 것 같아요. 듣는 것을 기준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이 사람들을 울리지?' 곡을 만들 때마다 이 생각밖에 없어요. 이게 다 이유가 있어요. 콘서트에서 ‘호구’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요. 굉장히 밝지만 사실 슬픈 노래거든요. 그런데 어떤 남자 관객이 이 노래에 깊게 몰입해서 호응해 주고 계신 거예요. 그 눈빛을 못 잊어요. 그때부터 결심했어요. ‘이들을 챙겨야겠다. 이렇게 남자들에게 과몰입되는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라고요. 헤이즈 기리보이는 남자의 슬픔 마음을 저격하는 거죠(웃음). 저는 여자의 마음을 챙기거든요. 첫 질문에서 나온 것처럼, 제 곡을 듣는 누군가 이 곡은 ‘너무 내 얘기다’, ‘나만 이런 게 아니네’라고 느꼈으면 해요. 동시에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기를 늘 바라고요. 그런 마음으로 작업해요.


‘지금 막 이별한 사람’과 ‘아직 사랑 중인 사람’에게 이 앨범을 건넨다면, 어떤 곡을 먼저 추천할 텐가요?

기리보이 우선 ‘겹지인’을 추천할 것 같아요. 제가 이 노래를 너무 사랑해요.


어쩌면 ‘겹지인’이라는 키워드는 이별한 관계에서 예민한 부분이기도 하잖아요.

헤이즈 듣자마자 너무 공감되는 이야기였어요. 기리보이 아이디어였어요. 저는 ‘겹지인’을 이별한 사람들의 위로곡으로 추천하고 싶어요. 기리보이 그럼 저는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게요. 사랑을 시작하기 전, 교과서 같은 노래입니다(웃음).


연인 관계가 둘만의 이야기라고 단정하기에는 주변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잖아요. 꾸준한 과제일 것 같아요. 굳이 의무적으로 인연을 이어갈 필요도, 일부러 끊어내지도 않을 것 같아요. - 헤이즈


기리보이의 티셔츠는 Redbigeye, 팬츠는 Ethos, 네크리스는 Hyend. 슈즈는 Prada. 헤이즈의 스커트는 Rocawear, 네크리스는 Swarovski, 슈즈는 Isabel Marant, 톱과 타이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기리보이의 티셔츠는 Redbigeye, 팬츠는 Ethos, 네크리스는 Hyend. 슈즈는 Prada. 헤이즈의 스커트는 Rocawear, 네크리스는 Swarovski, 슈즈는 Isabel Marant, 톱과 타이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 곡을 작업하면서 정말 끝난 연인과의 겹지인에 대해 내린 결론이 있을 것 같아요. ‘어차피 나와 교류했으니 내 친구인지, 헤어진 사람과의 관계는 다 잘라내야 한다’ 같은 방식으로요.

기리보이 저는 어른이기 때문에 잘라낼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는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요. 헤이즈 연인 관계가 둘만의 이야기라고 단정하기에는 주변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잖아요. 꾸준한 과제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관계마다 정도는 다르겠지만, 굳이 의무적으로 인연을 이어갈 필요도, 일부러 끊어내지도 않을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생각해야죠. 언제 어디서 만나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까지는요.


이번 EP 앨범에 담긴 연애는 ‘끝난 이야기’에 더 가깝나요?

기리보이 완전하게 정말 이별한 이야기에요. 헤이즈 맞아요. 일말의 여지도 없이 끝난 사람들의 이야기죠. 이 앨범 속 두 사람은 완벽히 이별했어요.


연애 이야기를 소재로 가져가다 보면, 실제 감정보다 노래에 더 어울리는 감정을 입히게 될 것도 같아요. 그런 점에서 내 경험을 마주하는 많은 상황들이 생길 것 같은데요.

헤이즈 너무 많은 상황이 있어요. 사실은 덜 슬픈데, 더 슬퍼진다거나…. 기리보이 가설로 만든 없는 상황과 실제로 있는 경험을 반반 섞기도 하고요. 헤이즈 저는 대부분 '있는 상황'인데 감정의 농도만 조금 달라지는 것 같아요. 너무 슬펐었는데 덤덤하게 노래한다든가, 의외로 덤덤했는데 부르다 보면 울컥하게 된다거나요.


서로의 가사 혹은 멜로디를 처음 들었을 때 ‘이 부분은 꼭 살려야겠다’고 느낀 부분도 있겠지요?

헤이즈 ‘뚝’이라는 곡에서 기리보이가 '넌 나의 피앙세'라는 가사를 썼었는데, 어떤 이유에서 '넌 나의 평생'이라고 가사를 수정했더라고요. 제가 우기고 우겨서 다시 ‘피앙세’를 되찾았어요. 기리보이 ‘뚝’이라는 곡에 관해 이야기를 이어가면, 헤이즈가 처음 불렀던 노래를 듣고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요. 이런 스타일도 보여주면 좋겠다,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헤이즈 그리고 또 있어요. 타이틀곡 ‘안 될 사람’도 제 파트를 벌스(Verse)로 불렀는데, 기리보이가 사비(sabi)로 살려서 핵심 파트가 된 거예요. 그래서 도입부로 시작해요. 고마웠죠. 심지어 기리보이는 제가 코러스로 쌓은 멜로디 하나까지 놓치지 않아요. 정말 열심히 들어주더라고요. 기리보이 작업할 땐 진지하게 임하죠(웃음).


마지막으로, 헤이즈와 기리보이의 그룹 이름을 짓는다면요?

헤이즈 저는 ‘기리즈’라 떠오르는데요. 제가 지은 파일명 가제가 ‘기리즈’였거든요. 기리보이저는 ‘HE IS A BOY’ . 헤이즈 이름에 제가 없는 것 같은데요? 기리보이 있습니다. 헤이즈(Heize) 영문 표기를 살려서요. ‘He – Ize – a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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