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강선우 무소속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을 둘러싼 공천헌금 의혹이 다시 정치권의 한복판으로 떠올랐다. 경찰이 두 사람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에서 뇌물죄가 빠진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부실 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건의 초점은 단순한 개인 비위 여부를 넘어 ‘공천 과정 전반의 불법성’과 ‘수사 주체의 적절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영장을 “핵심을 비켜간 수사 결과물”로 규정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이 공천헌금 의혹을 당무 영역으로 분류해 뇌물 혐의를 제외한 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정당 공천이 내부 자율 영역이라는 경찰 설명과 달리, 과거 공천헌금을 뇌물죄로 인정한 판례가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수사의 법리 판단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곧바로 ‘특검 필요성’ 주장으로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경찰 수사만으로는 민주당 공천 과정 전반에 대한 진상 규명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김 전 시의원의 이른바 ‘황금 PC’에서 확보됐다는 다수의 녹취 파일과, 특정 시점에 민주당 의원들에게 집중된 고액 후원 정황 등을 근거로 들며 “개인의 일탈을 넘어선 구조적 의혹”이라는 프레임을 강화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공천헌금이 형법상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경찰은 공천이 공무가 아닌 당무라고 판단했지만 국민의힘은 공천이 사실상 공직 진출을 좌우하는 공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뇌물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봤다. 또 수사의 독립성과 신뢰성 문제다. 국민의힘은 경찰이 민주당 관련 사건에 소극적이라는 인식을 전제로 특검만이 정치적 부담 없이 전모를 밝힐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특검 수용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시간 끌기”라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아직 혐의가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사안에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정치 공세로 비칠 수 있다는 부담도 존재한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특정 인물의 구속 여부를 넘어 정당 공천의 투명성과 정치자금의 경계선을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라는 구조적 문제를 다시 꺼내 들고 있다. 공천이 사적 영역인지, 공적 책임이 따르는 행위인지에 대한 해석 차이는 향후 수사 방향과 제도 개선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검 도입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면서 공천헌금 의혹은 법적 판단 이전에 정치적 쟁점으로 먼저 소진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진실 규명이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방식이 가장 설득력 있는지 정치권의 선택이 시험대에 올랐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