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잇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업황 회복 신호를 분명히 하고 있다. 고마진 해외 제품 확대와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 성과가 맞물리면서, 단순 외형 성장을 넘어 수익 구조 개선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GC녹십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9913억원, 영업이익 691억원을 기록하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고 6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5% 늘었고,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7년간 적자를 이어오던 4분기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턴어라운드’를 이뤘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고마진 해외 제품이다.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가 미국에서 연간 1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와 수두백신 ‘배리셀라주’도 출시 이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혈장분획제제, 백신, 처방의약품 전반이 고르게 성장하며 본격적인 수익 체질 개선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도 역대 최고 실적을 다시 썼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475억원, 영업이익 2578억원, 순이익 188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6.7%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로수젯과 아모잘탄패밀리 등 주력 품목의 견조한 성장에 더해, 글로벌 파트너사 대상 임상 시료 공급과 기술료 수익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중국 법인 북경한미는 연 매출 4000억원을 처음 돌파했고, API 계열사 한미정밀화학도 CDMO 신규 수주에 힘입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올해 비만·대사, 항암,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임상 성과를 본격화하며 고성장 궤도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1조6924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19% 감소했다. 펙수클루, 고덱스, 프롤리아 등 기존 주력 품목과 항암·비만 신제품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지만 판매관리비와 연구개발비 증가, 일회성 요인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증권가는 올해 실적 안정화와 파이프라인 성과 가시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실적 발표를 앞둔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중장기 성장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4분기 유럽 출시 마일스톤 유입이 올해로 이월되며 단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지만, 폐암 치료제 ‘라즈클루즈(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처방 확대에 따른 로열티 수익 구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레르기 치료제와 MASH 치료제 등 차기 파이프라인 임상 결과도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 요인으로 거론된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위산분비억제제 ‘펙수클루’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조5000억원대, 영업이익 2000억원대 달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매출이 빠르게 늘며 수익 구조 다각화도 진행 중이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대형 제약사들은 해외 고마진 제품, 바이오시밀러·신약 파이프라인, CDMO까지 성장 축이 다변화되고 있다”며 “단순 매출 경쟁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이익 체력을 만들 수 있느냐가 향후 기업가치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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