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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이동식)는 지난달 23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
A씨는 지난해 4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입금된 돈으로 금을 구매해 전달하면 대출을 승인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자신의 계좌를 제공한 뒤, 피해자 3명으로부터 입금된 총 9427만 원을 금으로 바꿔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3건의 범행을 모두 단 하루 만에 벌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 범행은 수사기관의 계좌 동결 조치를 무력화하기 위해 ‘분 단위’로 치밀하게 이뤄졌다.
첫 범행은 지난해 4월 23일 오전 10시 56분께 피해자 C씨가 3000만원을 송금하며 시작됐다. A씨는 약 40분 뒤인 오전 11시 40분께 서울 중랑구 소재 금은방에서 2714만 원 상당의 금을 매수해 수거책에게 넘겼다.
두 번째 범행은 더 신속했다. 같은 날 오후 12시 56분께 피해자 G씨가 2500만 원을 입금하자, A씨는 단 7분 만인 오후 1시 3분께 동대문구 소재 금은방에서 다시 2714만 원 상당의 금을 사들였다.
세 번째 범행은 오후 3시 7분께 이뤄졌다. 피해자 B씨가 4000만 원을 송금하자 A씨는 11분 뒤인 오후 3시 18분께 송파구 소재 금은방에서 3971만 원 상당의 금을 매수하며 자금 세탁을 마무리했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엄중함을 인정하면서도 선고 형량에서는 선처를 택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대출 절차의 일환인 줄 알았다”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금융기관이 대출 조건으로 타인의 돈을 받아 금을 사서 전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이라며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불법적인 일과 연관됐을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했다”고 판시해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양형에 대해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고 편취 규모가 적지 않으며 주요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인 점, 범행 일체를 자백하며 반성하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한편 피해자 B씨 등이 신청한 배상명령은 각하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방조범으로서 전체 피해액에 대한 배상 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A씨가 선고 전 피해자별로 30만~40만원을 형사 공탁했으나 피해자들은 수령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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