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일본과 대만에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첨단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에는 3나노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대만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패키징(AP) 기지를 조성해 공정과 후공정을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6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TSMC는 규슈 구마모토 제2공장의 양산 공정을 기존 6~12나노 중심 계획에서 3나노급 첨단 공정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도쿄 총리 관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에게 이 같은 계획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구마모토 제2공장은 일본 최초의 3나노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다.
계획 변경으로 해당 공장의 설비 투자 규모는 기존 122억달러에서 약 170억달러(약 25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도 최대 7320억엔(약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을 검토 중이다. 3나노는 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로봇 등 차세대 산업의 핵심 공정으로 일본에는 그동안 해당 급 미세공정 생산 기반이 없었다.
TSMC의 일본 투자 확대는 미·중 갈등과 양안(중국·대만) 긴장 고조 속에서 생산 거점을 우방국으로 분산하려는 전략과 맞물린다. 현재 첨단 반도체 생산이 대만에 집중된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일본을 전진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TSMC는 이미 구마모토 제1공장에서 12~28나노 제품을 생산 중이며, 제2공장은 올해 말 가동을 앞두고 있다.
동시에 일본 내 차세대 공정 축에서는 국책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대한 민관 자금 조달도 이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라피더스가 2025회계연도에 민간 투자금으로 1600억엔 이상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소니·후지쓰 등 주요 기업이 참여, IBM의 합류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본 정부는 이미 2조9000억엔(약 28조원) 규모의 지원을 결정, 라피더스는 홋카이도에서 2027년 이후 2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에서는 후공정 투자에 드라이브를 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만 환경부는 최근 자이 과학단지 2기 확장 개발 계획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최종 통과시켰다. TSMC는 올해 상반기부터 2031년까지 자이현 타이바오시에 3D SoIC(System on Integrated Chip) 기반 첨단 패키징 공장(AP) 3개를 추가 건설할 예정이다. 기존 AP 1·2공장에 더해 AP 3~5공장까지 들어서면 해당 단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패키징 허브로 성장하게 된다.
SoIC는 여러 칩을 수직으로 적층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TSMC의 핵심 3D 이종 집적 기술이다. 내년부터 장비 설치와 테스트에 착수할 예정이며 이 단지에는 AI, 6G 통신, 정보보안, 양자 기술 관련 패키징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당국은 이번 2기 단지 조성으로 약 2100억대만달러(약 9조7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3500명의 일자리 창출을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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