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HMM의 새 주인을 둘러싸고 해운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HMM의 지분 단독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만, 7조원대 몸값 인수 후에도 정부 영향력 잔존 가능성까지 겹치며 시장에서는 “반쪽짜리 민영화에 큰 돈을 쓸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지분만 단독으로 매각할 경우 매각 대상 지분은 약 35% 수준에 그쳐 인수자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된다.
현재 HMM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산업은행이 약 35.4%, 해양진흥공사가 약 35%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가진 지분을 전부 팔아도 해진공을 비롯한 신용보증기금, 국민연금 등 정부 측 지분까지 고려하면 정부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인수 기업은 이 때문에 1대 주주로서 완전한 지위와 책임 경영이 불가능한 구조가 된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가치를 약 6~7조원대로 추산한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거액을 투입하고도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민영화’에 인수 매력도가 크게 떨어지는 이유다.
당장 이같은 지배구조 하에서는 정부 주도로 현재 추진 중인 본사 부산 이전과 같은 결정에 대해 인수자가 이를 통제하거나 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산 이전이 강행될 경우 노조의 전면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기 때문에 이 같은 변수는 인수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HMM의 실질적인 경영권 이전을 위해서는 최소 50%+1주 이상의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지분뿐 아니라 해진공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함께 매각해 인수자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공해야 진정한 민영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나 해진공의 역할과 존립 논란 등을 고려할 때 동반 매각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HMM의 민영화에 대해서는 양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간의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회수와 엑시트’를 중시하는 산은과 ‘정책적 관리와 영향력 유지’를 중시하는 해진공의 시각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HMM 민영화 논의는 구조적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HMM이 이미 정상화 단계에 접어든 만큼 과거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확보한 지분을 매각해 수익을 실현하고 이를 다른 정책금융이나 산업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는 금융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HMM 지분 보유로 인한 BIS자기자본비율 부담과 자본 효율성 문제 역시 산은이 매각 필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반면 해진공이 HMM 민영화에 소극적인 배경에는 기관의 설립 목적과 정책적 역할이 직접적으로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진공은 과거 국내 해운 위기 국면에서 한국 해운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한 기관으로 HMM 정상화가 사실상 핵심 임무로 인식돼 왔다. 이 때문에 해진공 안팎에서 HMM이 민간으로 넘어갈 경우 기관의 역할과 영향력이 약화되고 존립 논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적지 않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비상 상황에서 정부가 국적선사를 중심으로 대응해 온 정책적 상징성까지 고려하면 해진공 입장에서는 HMM 민영화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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