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하기 위해 정부가 요구한 추가 자료를 모두 제출하면서, 수년째 반복돼 온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는 조만간 관계 부처 협의체를 열고 국가안보와 산업 경쟁력, 이용자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반출 허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6일 정부와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밤 국토교통부에 고정밀 지도 반출 요청과 관련한 보완 서류를 이메일로 제출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마감 시한에 맞춘 조치로, 앞서 요구받은 보안 대책과 데이터 관리 계획, 활용 범위 등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밀 지도는 단순한 길 안내 수준을 넘어 차선·건물·지형 정보 등을 세밀하게 담고 있는 공간정보다. 자율주행, 물류, 도심항공교통(UAM), 스마트시티 등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며 '디지털 사회의 기반 자산'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지도 데이터의 국외 이전은 산업 활성화와 글로벌 서비스 경쟁력 확대라는 기대와 함께, 안보 및 주권 문제를 둘러싼 우려가 동시에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번에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를 구성해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협의체에는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안보·정보·산업 관련 부처와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술적·법적 요건을 다각도로 검토한다. 심사에는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최종 결론은 하반기 이후 나올 가능성이 크다.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국가안보다. 고정밀 지도에는 군사시설이나 주요 국가 기반시설 위치 정보가 포함될 수 있어, 해외 서버로 이전될 경우 통제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둘째는 산업 경쟁력이다. 해외 플랫폼 기업이 국내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할 경우, 국내 기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셋째는 이용자 편익이다. 반대로 글로벌 플랫폼이 더 정교한 지도를 활용하면 내비게이션, 배달, 관광, 물류 등 생활 서비스 품질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구글이 제출한 보완 서류에 서버 관리 방식, 보안 통제 체계, 국내 법령 준수 방안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데이터 접근 권한 관리, 암호화 방식, 국내 백업 체계 구축 등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심사 통과의 핵심 조건이 될 전망이다.
플랫폼 업계는 이번 결정이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디지털 산업 전반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도 데이터는 자율주행과 스마트 물류, 위치 기반 서비스 전반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보안과 산업 발전 사이에서 균형 잡힌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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