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종현 기자] 김재열(5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이 세계 스포츠의 대통령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올림픽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이너 서클'인 IOC 집행위원회에 진입했다. 한국인이 IOC의 실질적인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집행위원에 선출된 것은 '스포츠 외교의 거물' 고(故) 김운용 전 부위원장 이후 역대 두 번째이자, 약 24년 만의 일이다.
김재열 위원은 지난 4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제145차 IOC 총회 집행위원 선거에서 유효표 100표 중 찬성 84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이로써 현재 대한민국 유일의 IOC 위원인 김 위원은 잉마르 더포스(벨기에), 네벤 일릭(칠레) 신임 위원과 함께 향후 4년간 세계 스포츠계를 이끄는 핵심 리더로 활동하게 됐다.
◇'평위원'과는 차원이 다른 IOC 집행위의 막강한 권한
IOC 집행위원회는 사실상 IOC를 움직이는 최고 실세 조직이다. 1894년 창설 초기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홀로 이끌던 IOC는 1921년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처음 집행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는 위원장 1명, 부위원장 4명, 위원 10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다.
전체 위원이 참여하는 '총회'가 최고 의결 기구의 상징성을 갖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집행위에 집중돼 있다. 총회에 상정될 의제는 모두 집행위에서 사전에 결정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집행위는 ▲IOC 내부 조직 및 규정 승인 ▲재정 관리 ▲올림픽 개최지 권고 ▲신규 위원 후보 선별 등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집행위가 후보를 추리고 개최지를 권고하면 총회는 이를 투표로 추인하는 형식을 띤다. 즉, 김재열 위원은 이제 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같은 굵직한 현안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삼성家 대 잇는 스포츠 사랑... 장인 넘어선 '초고속 승진'
김 위원의 행보는 '광폭' 그 자체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사위인 그는 빙상계 투신 이후 국제 무대에서 승승장구해왔다. 2022년 ISU 창설 130년 만에 비유럽인 최초 회장에 당선됐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16개월 만인 2023년 10월 IOC 위원에 선출됐다. 그리고 불과 2년여 만에 집행부까지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이번 집행위원 선출은 장인인 이건희 전 회장도 맡아보지 못한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를 모은다. 삼성가의 대를 이어 IOC 위원이 된 데 이어, 행정가로서 독자적인 영역을 확실히 구축했다는 평가다.
◇韓 스포츠 외교 '원톱' 체제... ISU 연임 과제 남아
김 위원의 집행위원회 입성은 한국 스포츠 외교사에 분명한 변곡점이다.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의 퇴진 등으로 IOC 위원이 단 한 명뿐인 '외교 공백' 우려가 컸던 상황에서, 김 위원은 양(量)이 아닌 질(質)로서 그 우려를 불식시켰다. 과거 한국이 다수의 평위원을 보유했던 시절보다, 핵심 의사결정권을 쥔 집행위원 1명의 영향력이 오히려 더 강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일한' IOC 위원이라는 점은 그에게 쏠린 무게감을 방증한다. 김 위원은 개인 자격이 아닌 국제연맹(IF)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직을 수행하고 있다. 즉, 올해 예정된 차기 ISU 회장 선거에서의 연임은 그의 집행위원직 유지와 직결된 '생존 과제'다. 스포츠계는 그가 ISU 회장으로서 보여준 혁신적인 마케팅과 공정성 강화 성과를 고려할 때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뉴스컬처 이종현 newsculture@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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