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2015년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뉴스1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이 당 대표 시절 유권자로부터 받은 평가가 이후정치적 성패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6일 2012년 이후 실시해 온 여야 대표 13명의 역할 수행 평가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공개했다.
분석에 따르면 유권자로부터 가장 후하게 평가받은 인물은 2012년 3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다.
당시 박 전 위원장은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전체 응답자의 52%에 달했고,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는 82%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여당 지도부에 대한 평가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였다.
반면 가장 박한 평가를 받은 인물은 2015년 7월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전체 긍정 평가는 18%에 그쳤고 소속 정당 지지층에서도 27%에 머물렀다.
박 전 위원장이 최고 평가를 받았던 2012년 초는 이명박 정부 말기 국면으로, 당시 한나라당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전망이 밝지 않다는 관측이 많았다.
박 전 위원장은 친박·비박 갈등으로 혼란스러웠던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정비하고, 당명 변경 등 ‘쇄신’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며 당을 추슬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새누리당은 19대 총선에서 과반(152석)을 확보했고, 박 전 위원장은 ‘선거의 여왕’이라는 상징성을 더욱 굳혔다. 총선 승리를 발판으로 그는 그해 12월 대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의 유력 주자로 부상했다.
문 전 대표가 최저 평가를 기록한 2015년은 박근혜 정부 중반기로, 당시 사회 전반에 메르스 사태 여파가 남아 있던 시기였다. 이 무렵 야당 지도부를 둘러싸고는 정부 비판에 치우친 메시지, 대안 제시의 부족, 리더십 부재 등이 반복적으로 거론됐다. 특히 당내에서는 친노·비노 등 계파 갈등이 이어졌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당 장악력과 통합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다만 이후 두 인물의 정치적 궤적은 당 대표 시절 여론 평가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박 전 위원장은 2012년 12월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지만, 국정농단 사태로 탄핵돼 파면됐다. 문 전 대표는 대표 시절 낮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2017년 5월 19대 대통령에 당선됐고, 임기 말에는 높은 수준의 직무 긍정 평가 속에 퇴임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갤럽의 분석이 현재 여야 대표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당 대표 시절 여론조사 수치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중요한 것은 당 대표로서의 순간적 인기가 아니라 유권자들에게 어떤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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