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처리 권한 "우크라이나에 달려"…"北과 협상시 인권을 중심에" 강조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신병 처리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결정 사항"이라면서도 강제송환금지(non-refoulement) 원칙을 준수할 것을 강조했다.
방한 중인 살몬 보고관은 6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많은 국제법적 의무를 갖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강제송환 금지 원칙은 그중 핵심적인 의무"라고 말했다.
그는 "고문을 당할 수 있다고 볼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곳으로는 보내서는 안된다는 뜻"이라며 "그러니 우크라이나가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다려 보자"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에 앞선 기자회견에서도 "이들이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고문이나 학대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잘 기록돼 왔다"며 우크라이나가 제3국행 또는 망명 허용 등 국제법을 준수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살몬 보고관은 인터뷰에서 "우리(유엔)는 기술적 지원 등을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결정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달려 있다"며 북한군 포로의 신병 문제 결정은 우크라이나 정부 몫임을 거듭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 정부 당국자와의 면담에서 "두 사람이 한국에 오기를 원하고, 우크라이나가 최종적으로 한국행을 결정한다면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재확인했다. 한국이 그런 가능성에 열려 있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라면서도 "이 사안은 한국이 아닌 우크라이나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살몬 보고관은 북한군 포로의 얼굴 등이 언론에 공개된 것을 매우 우려한다며 "그들의 프라이버시는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영상과 뉴스,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 및 탈북민 단체에 전한 편지 등에서 한국행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3자 협상에서 합의된 포로교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살몬 보고관은 이재명 정부가 지난해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이름을 올린 것을 환영한다며 "3월 인권이사회에서도 일관된 입장을 견지할 것을 희망한다"고 회견에서 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이 상호존중 원칙과 함께 북한 인권의 '실질적 증진' 목표를 담고 있다고 거론하며 "북한과의 어떤 협상에서도 인권을 중심에 둬야 한다는 점을 한국 정부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인권이 존중되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평화도 불가능하다"며 "북한 주민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이밖에 통일부가 탈북민 용어를 '북향민'으로 대체하려 하는 데 대해서는 "한국 당국에 영문 번역어를 물어봤는데 아직은 정식 번역어가 없다고 들었다"며 이들이 어떻게 불리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도움이 필요하느냐라고 강조했다.
페루 출신 국제법 학자인 살몬 보고관은 이달 2일부터 공식 방한해 김진아 외교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차관 등 한국 정부 인사와 탈북민, 시민사회 등을 만났다.
그는 지난 2022년 취임한 뒤 지난해 8월 임기를 연장했다. 이번 방한 결과를 바탕으로 3월 유엔 인권이사회와 9월 유엔 총회에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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