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림의 아랍 문화기행] 아부다비: 뉴욕대학교 아트 갤러리(NYUAD Art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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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의 아랍 문화기행] 아부다비: 뉴욕대학교 아트 갤러리(NYUAD Art Gallery)

문화매거진 2026-02-06 13:55: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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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매거거진(아랍에미리트)=송림 작가] 아부다비 뉴욕대학교(NYUAD)의 ‘프로젝트 스페이스(The Project Space)’는 NYUAD 아트 갤러리가 운영하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전시 공간이다. 프로젝트 스페이스는 이름 그대로 상업적인 갤러리가 아닌 예술적 담론과 실험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로, 아부다비라는 지역 사회의 예술 생태계와 대학이라는 학문적 공간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열린 캔버스 같은 이 실험적인 공간에 요시(Yoshi/ Aisha Al Ali), 암마르 알 반나(Ammar Al Banna), 아흐메드 알 쿠웨이티(Ahmed El Kuwaiti), 셰이카 알 샴시(Shaika Al Shamsi), 네 명의 작가가 한데 모여 ‘녹슬어가는 잔향; Rusting Echoes’이란 제목으로 1월 15일부터 2월 15일까지 전시한다. 

▲ NYU ART GALLERY 관계자 및 'Rusting Echoes' 큐레이터와 작가들 / 사진: NYU ART GALLERY 제공
▲ NYU ART GALLERY 관계자 및 'Rusting Echoes' 큐레이터와 작가들 / 사진: NYU ART GALLERY 제공


‘녹슬어가는 잔향; Rusting Echoes’는 추상적인 ‘시간’이란 개념을 ‘녹’, ‘잔향’이라는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로 치환하며,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네 작가를 ‘과정 중심적 방법론’이라는 공통분모로 만든 실험적인 전시다. 네 명의 작가는 각자 다른 매체(회화, 조각, 설치 등)를 사용하며, 현대의 빠른 속도감에 반대되는 이들의 느린 예술의 당위성(Slow Art)을 부여하고 있었다. 

▲ '녹슬어가는 잔향; Rusting Echoes' 전시 전경 / 사진: NYU ART GALLERY 제공
▲ '녹슬어가는 잔향; Rusting Echoes' 전시 전경 / 사진: NYU ART GALLERY 제공


암마르 알 반나(Ammar Al Banna)는 ‘Excavating Around the Block’의 작품을 통하여 도시 속에서 울리는 역사의 잔향을 표현한 것 같았다. 그는 실제 유물 발굴 현장이 아니라, 현대적인 도시의 거리와 표지판을 포착함으로써 현대 도시 표면에 남은 과거의 메아리를 발굴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아흐메드 알 쿠웨이티(Ahmed El Kuwaiti)는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기록과 ‘녹(Rust)’을 작품 ‘Placements’에서 표현하고 있었다. 아흐메드는 오랜 시간 마나마(Manama) 묘지가 간직해 온 정체성이 도시 개발로 위협받는 상황에 주목하여,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낡아가는 물질을 기록하여 사라짐에 저항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 '녹슬어가는 잔향; Rusting Echoes' 전시 전경 / 사진: NYU ART GALLERY 제공
▲ '녹슬어가는 잔향; Rusting Echoes' 전시 전경 / 사진: NYU ART GALLERY 제공


셰이카 알 샴시(Shaika Al Shamsi)는 ‘감정의 두루마리(Scroll of Feelings)’에서 찰나의 정의되지 않은 감정들을 변화하는 색과 형태로 포착하며,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유동성을 표현하고 있다. 아랍어로 쓰인 다양한 감정들은 그림에 대한 설명이라기보다는 흔적이나 암시로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요시(Yoshi/ Aisha al Ali)의 ‘마음 땋기(Braiding Minds)’는 200개가 넘는 골판지를 꼬아 만든 설치 작품으로, 느린 행동(Slow act)으로 시간을 연결하는 힘을 강조했다. 제작 과정을 담은 비디오는 이 작품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신체적 노동과 반복의 기록임을 증명하고 있는 듯했다. 즉, 반복되는 노동을 통해 시간의 무게를 견디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더하여 ‘버려진 상자를 볼 때마다 사람을 본다’라고 말하는 요시(Yoshi)는 상자를 짊어지거나 끄는 모습을 표현하며 사회적 역할과 보이지 않는 압박이 개인에게 축적되는 과정을 그의 작품 ‘쌓은(Stacked)’에서 나타내고 있었다. 3미터 크기의 이 회화는 시간의 흐름이 남기는 삶의 무게만큼 깊어 보였다. 

▲ 요시(Yoshi), 쌓인(Stacked) / 사진: NYU ART GALLERY 제공
▲ 요시(Yoshi), 쌓인(Stacked) / 사진: NYU ART GALLERY 제공


네 명의 신진 예술가가 선보인 ‘녹슬어가는 잔향; Rusting Echoes’는 필자가 갖고 있던 ‘녹(Rust)’에 대한 편견, ‘낡고 부식된 어떤 쓸모없는 덩어리’라는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작가들은 소멸이 아닌, 시간이 덧입혀진 ‘기억’과 ‘축적’의 예술적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요시(Yoshi)는 이 전시 의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전시는 우리 내부의 담론을 대중과 마주하는 형식으로 끌어내고, 공동의 노력을 통해 서로 다른 다양한 관점들을 연결하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그녀와 동료들이 보여준 탐구적인 예술적 실천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히려 더 깊이 눈길을 끈다. 침묵 속에 더 많은 이야기가 들려오는, 다양하고 깊이 있는 담론을 이끌어 낸 의미 있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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