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5조원 가까운 자금을 쏟아내면서 달러·원 환율이 하루 만에 20원 가까이 급등했다. 여기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확장 재정 기조 발언 이후 엔저 흐름이 강화되자, 원화 역시 동반 약세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8원 오른 146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 급등은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를 비롯한 기술주가 이틀 연속 약세를 보이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매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단일 수급 기준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주식을 4조9941억원 순매도했는데, 이는 일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난 점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31일 일본 중의원 선거 유세 현장에서 "엔화 약세는 수출 산업과 자동차, 식품 산업에 큰 도움이 됐다"며 사실상 엔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내놨다. 이후 엔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했고, 엔화와 동조성이 높은 원화도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 압승 시 재정 확대 정책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커 일본 국채와 엔화에 추가 약세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시장이 이를 선반영하면서 원화에도 이미 약세 베팅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하루 사이 20원 가까이 뛰자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환율 변동성 확대를 완화하기 위한 당국의 미세조정 경계선이 1460원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 엔저 흐름, 글로벌 기술주 조정이 맞물린 만큼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 압력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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