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7조992억 원, 영업이익 1조73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1.1%나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751억 원으로 73.0% 급감했다. 외형과 수익성, 그리고 최종 이익까지 모두 후퇴하며 실적 구조 전반에 부담이 가중된 모습이다.
별도 기준으로도 흐름은 다르지 않다. 2025년 별도 매출은 12조511억 원, 영업이익은 8,118억 원으로 집계됐다. 통신 본업의 수익 창출력이 예년 대비 크게 약화됐다는 점을 수치가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영업이익 감소 폭이 매출 감소율을 크게 웃돈다는 점은 비용 구조와 수익성 관리 측면에서의 압박이 상당했음을 시사한다.
이익 급감의 배경에는 지난해 발생한 사이버 침해사고 여파가 자리한다. SK텔레콤은 사고 이후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보안 강화, 서비스 안정화, 고객 보상 등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해 왔다. 이 과정에서 단기 수익성 훼손은 불가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무선·유선 전반에서 공격적인 수익 확대보다는 신뢰 회복과 기반 안정에 방점을 찍은 전략이 실적에 반영됐다.
다만 가입자 지표에서는 점진적인 회복 신호도 나타났다. 5G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1,749만 명으로, 2025년 3분기 대비 약 23만 명 증가했다. 초고속 인터넷 등 유선 가입자도 4분기 들어 사고 이전의 순증 규모를 회복했다. 이는 고객 이탈을 최소화하고, 서비스 신뢰를 일정 부분 되찾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가입자 회복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눈에 띄는 대목은 AI 데이터센터(AI DC) 사업이다. 2025년 AI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5,1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9% 성장했다. 서울 가산과 경기 양주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 효과가 실적에 반영됐다. 전체 실적이 후퇴하는 상황에서도 AI 데이터센터 부문은 성장 동력으로서 존재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통신 본업의 이익 감소 폭을 상쇄하기에는 아직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SK텔레콤은 올해 전략의 핵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내세웠다. 지난해 AI CIC(Company in Company) 체계를 통해 AI 역량을 결집한 데 이어, 2026년에는 잘하는 영역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추진 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9월 착공 이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서울 지역 추가 데이터센터 착공도 예정돼 있다. 데이터센터 설루션 사업 강화와 해저케이블 사업 확장 역시 AI 데이터센터와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행보다.
통신 본업에서도 변화가 예고됐다. SK텔레콤은 상품·마케팅, 네트워크, 유통 채널 등 통신 전 영역에 AI를 도입해 생산성과 고객 경험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 설계·구축·운용 전 과정의 AI 기반 자동화, AI 기반 고객생애가치(LTV) 모델링 고도화 등을 통해 무선 사업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기 실적 반등보다는 구조적 체질 개선을 염두에 둔 접근으로 풀이된다.
박종석 SK텔레콤 CFO는 "지난해 고객 신뢰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단단히 다지는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며 "올해는 통신과 AI 사업 전 영역에서 고객가치 혁신에 나서 재무실적 또한 예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2025년 SK텔레콤 실적은 '이익 급감'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남겼다. 사이버 침해사고라는 비경상적 충격과 수익성보다 신뢰 회복을 우선한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의 성장 가능성은 확인했지만, 통신 본업의 수익성 회복 없이는 실적 반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2026년은 SK텔레콤이 AI 성장 스토리를 실질적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너진 이익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복원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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