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종전안을 논의하는 3자 협상에서 양측이 '포로 교환'에 합의하면서 종전 기대감을 키웠다.
3국은 이날 협상 후 공동성명을 통해 향후 수주 동안 회담을 계속이어가기로 했다. 종전안의 가장 큰 걸림돌인 영토 문제는 추후 논의될 전망이다.
3자 회담 후 공동성명 "수주간 협상 계속"
연합뉴스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일과 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3자 회의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14명의 포로 교환에 합의했다.
3국의 회담은 이번이 두번째다. 두번째 3자회담 만에 포로교환이라는 진전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로 교환은 발표와 동시에 이행됐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양측이 국경 지역에서 각각 157명의 포로를 서로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에서는 휴전 이행과 적대행위 중단·감시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수 주 동안 3자 회담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 군 당국자 회담 재개 합의도 이뤄졌다. 지속가능한 종전을 위해 양국 군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는 "이번 회담은 건설적이었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조건을 어떻게 마련할지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영토 문제는 추후 논의 전망…외신 "핵심 쟁점 해결 기미 없어"
NYT "우크라인 40% 돈바스 할양 수용…전쟁 피로감에 레드라인 균열"
이날 3자 회담에서는 종전 논의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영토 문제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협상 결과와 관련해 "전쟁포로 교환 발표 외에는 보여줄 것이 거의 없었고 평화 합의의 핵심 쟁점들은 여전히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도 "두 번째 3자 협상이 마무리 됐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치명적인 분쟁을 끝내기 위한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 조건으로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공식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돈바스 일부 지역에서 마저 철수하고, 러시아 통제권을 공식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의 약 90%를 점령한 상태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 전선을 기준으로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네츠크 지역에 이른바 '자유경제지대'를 설치하자는 미국의 제안도 우크라이나의 철군을 전제로 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돈바스 지역 양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주변에서 러시아군을 격퇴한 지 두달 뒤인 2022년 5월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의 82%가 어떤 상황에서도 영토를 양보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발표된 KIIS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0%가 안보 보장을 대가로 돈바스를 포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NYT는 앞선 여론조사에서는 영토 양보 질문에 안보 보장 조건이 붙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영토 양보를 수용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다른 여론조사와 맥락을 같이한다고 했다.
트럼프 "우크라 종전 위해 열심히 노력중…거의 해냈다"
젤렌스키 "미국· 러시아와의 평화회담 곧 재개될 것"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종전이 임박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 행사 연설에서 "우리는 그 전쟁 전체를 끝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라며 "우리는 종식에 매우 가까이 왔다. 우리는 거의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천국에 갈 수 없다고 말했던 것이 "재미 삼아 그랬던 것"이라며 "사실 나는 내가 아마도 천국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면서 "난 가능하다면 노력해서 천국에 가고 싶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추후 평화회담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히며 종전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5일 연설에서 "앞으로 가까운 미래에 회담이 더 열릴 것이며, 어쩌면 미국에서 열릴 수도 있다"며 "평화를 더 가까이 가져올 회담이라면 어떤 형식으로든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협상대표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도 5일 텔레그램을 통해 협상 팀들 사이에서 이미 그 동안 미해결로 남아 있던 문제들에 대해 광범위한 논의를 마쳤다고 했다.
특히 정전을 실시하는 각종 메커니즘과 군사활동 중지를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방식 등도 포함되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美재무 "우크라戰 평화협상 따라 러 그림자함대 제재 검토"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상황에 따라 러시아 석유 수출에 쓰이는 이른바 '그림자함대'에 대한 추가 제재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압박에 나섰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5일 연방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한국계 상원의원인 민주당 소속 앤디 김(뉴저지) 의원이 "러시아 그림자 함대를 제재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나"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불법이고 주권 침해라는 데 동의하느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범이라고 말하겠느냐'는 질의에 "(재무장관으로) 인준된 이후 그렇게 말해왔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보다 러시아 제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지난해 10월 러시아 대형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루코일 등 2곳을 제재한 것을 언급하면서 해당 조처가 "러시아를 내가 지난 토요일(1월 31일) 참석한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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