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세입자 피해와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 대책을 내주 발표한다. 단순한 세제 환원이 아니라 '거주 중심' 주택시장으로의 구조 전환을 분명히 하면서도, 임대차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 문제를 함께 손질하겠다는 취지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늘어나는 등 시장 분위기가 변곡점을 맞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거래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예정대로 종료하되, 임대 중인 주택과 관련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보완 방안을 다음 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 대상이 아닌 거주 중심의 주택 시장을 확고히 만들겠다"며 정책 방향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5월 9일을 기점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할 방침이다. 그간 한시적으로 완화됐던 세 부담이 원상 복귀되면서 다주택자의 매도 유인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막판 매물 쏟아내기' 가능성과 함께 세입자 거주 안정성 문제도 동시에 제기돼 왔다.
실제 임차인이 거주 중인 집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집주인이 당장 매도하기 어렵고, 매수자 역시 실거주 의무 규제 때문에 거래를 망설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세제 강화와 임대차 규제가 맞물리면서 '팔지도, 살지도 못하는' 교착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정부가 준비 중인 보완책의 핵심은 세입자 보호와 거래 유연성 확보로 요약된다. 우선 세입자의 잔여 임차 기간을 충분히 보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예를 들어 유예 종료 이전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면, 세입자의 전세 계약이 6개월가량 남아 있어도 해당 기간을 온전히 인정해 준 뒤 매수자가 이후 입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축은 실거주 의무 적용 시점의 탄력 조정이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 지역에서 주택을 매수하면 일정 기간 내 매수자가 직접 거주해야 한다. 이 제도는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지만, 기존 세입자가 있는 집의 거래를 사실상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잔여 임차 기간 동안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에 따른 추가 2년까지 모두 보장하는 방식은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매수자의 실거주 권리와 세입자 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정 범위까지만 인정하는 '절충안'이 유력하다.
시장에서는 이미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 건수가 늘어나고, 일부 단지에서는 호가 조정도 나타나고 있다. 거래 절벽이 장기화되면서 '가격보다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집주인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과 유예 종료가 임박할수록 매도 물량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매물 증가와 가격 조정을 유도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실수요자 중심 거래를 복원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주택자의 절세 목적 보유가 줄어들고, 실제 거주 수요가 시장을 주도하면 가격 변동성도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세 부담 급증이 과도한 '급매'와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결국 관건은 세입자 보호와 거래 활성화 사이의 균형이다. 정부가 예고한 보완책이 현장의 불편을 얼마나 세밀하게 해소하느냐에 따라 정책 효과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다주택자 규제 정상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이번 대책이 '투자 시장'에서 '거주 시장'으로의 전환을 실질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 부동산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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