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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을 위해 새롭게 기획·생산된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패션브랜드 ‘우영미’는 이 당연한 원칙을 가볍게 여겼다. 우영미는 지난 시즌 남은 후드티 재고에 자수만 바꿔 ‘신제품’으로 둔갑시켜 더 비싸게 판매했다. 이마저도 한 구매자의 반려동물이 무심코 자수를 뜯으면서 알려졌다. 그만큼 의도적으로 감쪽같이 숨겼다는 의미다.
우영미는 후드티 하나에 50만~60만원을 호가하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인 만큼 소비자들의 배신감은 컸다.
이러한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에도 전(前)시즌 신발에 깔창을 덧대 신상품으로 판매한 정황이 드러났다. 혹자는 “재고갈이가 우영미 정가품 구분법”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한다.
우영미 측은 이에 대해 “자원 낭비 최소화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재디자인”이라며 “우리의 브랜드 철학을 담고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사전에 공개하지 않은 ‘이월상품의 신상품화’는 ESG도 브랜드 철학도 아닌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일 뿐이다. 지금의 대처 또한 브랜드 신뢰를 스스로 허문 자충수다.
패션업계의 재고처리 방식은 시즌오프, 아울렛 유통, 클리어런스 세일 등이 일반적이다. 우영미는 정공법 대신 ‘속임수’를 택했다. 할인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재고를 신상으로 둔갑시킨 셈이다. 빠른 생산과 과잉 재고, 무리한 매출 목표가 이런 편법을 낳는다는 지적이다. 재고가 쌓이는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포장만 바꾸는 꼼수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기업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단기 실적을 위해 소비자 신뢰를 팔아치울 것인가, 아니면 투명한 유통과 정직한 마케팅으로 장기 신뢰를 쌓을 것인가. 신뢰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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