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서 '금빛 연기'…시집도 출간한 '문학청년'
(밀라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통해 '올림픽 데뷔전'을 치르는 한국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차세대 기대주' 김현겸(19·고려대)에게 올림픽 무대는 낯선 곳이 아니다.
김현겸이 국내 피겨 팬들에게 자신의 입지를 각인시켰던 무대가 바로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이어서다.
김현겸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던 2024 강원 청소년동계올림픽 성화 채화식에 직접 참석했고,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완벽하게 '성인 올림픽' 데뷔를 준비했다.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반) 실수로 2위로 밀렸다가 프리스케이팅에서 뒤집기에 성공, 역전 우승을 이뤄내며 팬들의 뇌리에 '김현겸' 이름 석 자를 강하게 심어줬다.
김현겸은 팀 이벤트에도 참가해 한국의 금빛 연기에 힘을 보태며 2관왕의 기쁨까지 맛봤다.
기쁨도 잠시.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주니어 무대와 작별한 김현겸은 2025년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프로그램에서 발목을 다쳐 프리스케이팅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경험하기도 했다.
김현겸이 다시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킨 것은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추가 예선전 퀄리파잉 대회였다.
차준환(서울시청)이 2025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7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권 '1+1장'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한국은 1장의 출전권은 확보한 상태에서 차준환 이외의 선수가 올림픽 추가 예선전에 출전해 나머지 1장을 완성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 역할을 김현겸은 추가 예선전 퀄리파잉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상위 5명에게 주는 출전권을 따내며 한국의 남자 싱글 출전권을 2장으로 만들었다.
출전권을 따냈다고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것은 아니었다.
김현겸은 '밀라노 무대'에 나설 국가대표를 뽑는 선발전에서 차준환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자신이 완성한 올림픽 티켓의 주인공이 되는 드라마를 완성했다.
김현겸의 또 다른 직업(?)은 '시인'이다.
취미로 시를 쓰기 시작해 지난해 5월 첫 번째 시집 '맑은 하늘에 비가 내리면'을 출간하며 '시로 마음을 다스리는' 문학청년이 됐다.
시를 쓰며 힘든 훈련을 이겨낸 김현겸은 지난 4일 마침내 밀라노에 입성, 마침내 '올림픽 데뷔'를 앞두게 됐다.
지난 5일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첫 실전 훈련을 마친 김현겸의 표정은 아직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피곤해 보였지만 취재진을 향해 "전 늘 피곤해 보여요. 괜찮아요"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첫 훈련을 마친 뒤 "경기장의 가로 크기가 조금 짧은 느낌이었는데,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라며 "아무래도 경기장 크기 때문에 3회전 점프의 동선을 점검했다"라며 "빙질이 조금 무른 느낌이 있었는데 나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현겸은 "올림픽이 치러질 경기장에서 훈련하니까 느낌이 좀 달랐다"라며 "엄청나게 큰 경기장이 아니라서 편안하게 대회를 치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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