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해찬'과 '민주주의' 그리고 ‘이해찬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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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해찬'과 '민주주의' 그리고 ‘이해찬 회고록’

독서신문 2026-02-06 06:00:00 신고

이해찬 전 총리 영결식, 묵념하는 유가족들.(사진=연합뉴스)

이해찬 전 국무총리(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2026125일 베트남 출장 중 향년 73(또는 74)로 사망했다.

고인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아태지역회의 운영위원회 참석차 방문한 베트남 호찌민에서 급격한 호흡곤란을 겪었으며, 현지 병원으로 이송되어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시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장례는 고인의 업적을 기려 기관장과 사회장을 겸한 방식으로 1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엄수되었다.

이 전 총리의 사망과 함께 고인이 저술한 이해찬 회고록이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오르는 등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책에는 고인이 밟아온 민주화 과정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하던 해 선포된 유신체제에 맞서 학생운동에 뛰어들었고, 줄곧 민주화운동의 한복판에서 활동했다. 자연스럽게 제적과 구금, 투옥과 고문 등의 고난이 따랐지만, 그의 자세는 한결같았다.

이해찬 회고록은 정치인 이해찬의 평생의 기록이다. 전 국회의원 최민희가 질문하고 이해찬이 대답하는, 대담집 형태로 이루어졌다. 대담과 집필, 편집 작업 등 2년여의 시간을 들여 이 책을 완성하였다는 후문이다.

이 책에 주로 담긴 내용은 1972년 유신을 전후한 시기부터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까지의 이야기이다. 박정희 유신체제, 전두환 군부독재, 노태우·김영삼 정부, 김대중·노무현 정부,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까지 50여 년의 기록이 담겼다.

그런가 하면, 이해찬과 함께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함께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이해찬의 사랑하는 가족들, 존경했던 선생님들과 선후배 동지들, 거리와 광장에서 만났던 많은 동지와 국민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개인의 회고록이지만 한편으론 반세기 역사의 기록인 셈이다.

이해찬 전 총리 발인식.(사진=연합뉴스)
이해찬 전 총리 발인식.(사진=연합뉴스)

책에 따르면 이해찬은 두 개의 꿈을 꾸었다. 첫 번째 꿈은 대한민국의 민주화였다. 197210월 유신에 반대한 반 유신 학생운동을 시작했고, 유신 이후 최초의 시위라고 평가되는 10·2데모에 참여했다. 선배와 함께 수유리 여관방에서 유인물을 만들어 뿌리고 수배자가 되어 친구 큰아버지의 농장에서 숨어 지낸 이야기, 민청학련 사건으로 투옥되어 고문당한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또한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투옥되어 군사재판을 받던 법정에서 박정희가 18년 만에 비참한 종말을 고했듯이, 당신들 전두환 일당도 10년이 못 가 망할 것이다. 이것이 역사의 심판이다라고 서슬 퍼렇게 외쳤던 젊은 이해찬의 결기도 담겨 있다. 그리고 이 첫 번째 꿈은 1987년에 현실이 되었다. 6월항쟁으로 군부독재가 종식의 수순을 밟던 그 순간을 이해찬은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때 내 느낌은, 드디어 사선에서 벗어났구나. 언제 잡혀갈지,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늘 가위에 눌리면서 살았거든. 그런 생활을 10년 넘게 한 거잖아요. 이겼다는 생각보다 드디어 끝났구나, 해방됐구나 싶었어요. 일제에서 해방됐을 때 사람들이 열광하면서 거리로 뛰어나왔던 게 이해됐다고 할까. 내 인생에서 제일 기뻤던 때였어요.”

이해찬의 두 번째 꿈은 민주적 국민정당 건설이었다. 그는 1987년 대선 패배 이후 당내 민주주의가 제도화되고 국민의 뜻에 따라 운영되는 정당이 확립되어야 민주주의도, 정상적인 국정 운영도 가능하다는 생각에 민주적 국민정당 건설의 뜻을 세웠다.

그가 2018년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로 취임한 이후 2년 동안 한 일들, 당원이 참여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경선 제도를 정비하며 시스템 공천으로 21대 총선을 치른 것 모두, 국민의 뜻에 예민한 감수성을 가진 민주적이고 유능한 국민정당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었다. 이해찬은 두 번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일선에서 물러났다.

대담을 마무리하며 이해찬은 이렇게 말을 맺는다.

운동을 하면서 실패는 해도 좌절하지는 않잖아요. 정치를 하다 보면 목표대로 성취하지 못할 때가 있어요. 못한 것은 또 하면 돼요. 실패가 아니에요.”

 

정치인에게는 이 존재하듯이 이해찬 전 총리 또한 엇갈린 평가가 존재한다. 한국 현대사에서 민주화와 개혁을 위해 헌신한 거물 정치인이자 유능한 행정가로서의 이 있고, 거침없는 언행과 다소 독선적인 리더십으로 인해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 있다.

고인은 호불호가 강한 정치인으로 평가받았다. 이런 이유로 그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하는 국민도 많지만, 반대로 노욕이 부른 결과하는 평가도 존재한다. 그러나 어쨌든, 그는 반독재 민주화 투쟁에 헌신했고, 개혁과 진보 정치에 이바지했다. 적어도 시대의 부름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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