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부업’이 생존의 다른 이름이 된 시대. 하지만 절박함을 파고든 사기 수법 역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 아르바이트 제안으로 시작해 순식간에 거액 입금을 유도하는 ‘팀미션 사기’, 그리고 성공을 미끼로 수백만 원을 요구하는 고액 부업 강의 시장까지. ‘돈 벌 기회’라 믿었던 선택이 삶을 무너뜨리는 덫이 되고 있다.
KBS1 ‘추적 60분’은 6일 방송되는 ‘딸깍하면 돈을 번다? – 2026 부업 사기 보고서’ 편에서 부업 열풍 뒤에 숨은 사기의 실체를 파헤친다.
■ “지금까지 한 게 아깝지 않으세요?” 죄책감 파고드는 팀미션 사기
팀미션 사기의 구조는 치밀하다. 피해자를 제외한 모든 인물이 한통속인 상황에서, 단체 대화방 속 역할극이 이어진다. 일부러 실수를 유도한 뒤 책임을 떠넘기고, 이미 투자한 돈과 시간을 강조하며 추가 입금을 압박한다. 피해자가 의심을 품을 때마다 “다들 정상적으로 돈 벌고 있다”는 바람잡이가 등장해 불안을 잠재운다.
최경애(가명) 씨는 상품평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돈을 송금했다. 원금과 수익을 포인트로 돌려준다는 말에 따랐지만, 출금 가능하던 포인트는 어느 순간 숫자만 남았다. 보이스피싱이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던 일상은 그렇게 무너졌다.
건축 전기 공사 일을 하던 용대석(가명) 씨 역시 비슷했다. 유튜브 시청 인증으로 시작된 소액 미션은 점점 고액으로 커졌고, 그는 결국 아파트와 차량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 3억 2천만 원을 송금했다. 마지막 요구는 통장 대여였다.
제작진이 만난 모집책은 피해자 한 명을 대화방에 끌어들이는 대가로 8만 원을 받는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해외에 본부를 둔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인 카카오톡 계정 대여까지 이뤄지는 등 조직적 움직임도 포착됐다.
■ 한 번 물리면 끝이 아니다… 회복조차 노리는 2차, 3차 사기
피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기를 당한 이들을 다시 노리는 ‘연쇄 사기’가 이어진다.
정서윤(가명) 씨는 팀미션 사기로 3,300만 원을 잃은 뒤 새로 구한 일자리마저 사기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블로그, 홈페이지, 구인 플랫폼 공고, 전자계약서까지 갖춘 정교한 위장이었다.
채무겸(가명) 씨는 피해 복구를 도와주겠다는 제안에 또다시 돈을 보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사기였다. 은행에 지급 정지를 요청했지만 “기존 보이스피싱 유형이 아니라 조치가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 “입점 보장” “단기간 고수익”… 교육과 기만 사이 고액 강의
부업 사기의 또 다른 얼굴은 고액 강의 시장이다. ‘플랫폼 관계자에게 비용을 지불하면 입점을 보장한다’는 식의 홍보로 수강생을 모은 뒤 거액을 받는 구조다.
임성국(가명) 씨는 특정 강사의 말을 믿고 강의를 들었지만, 해당 플랫폼 입점은 공식 절차로 누구나 가능했다. 제작진 역시 같은 방식으로 손쉽게 승인받았다.
내부 고발자에 따르면 일부 업체는 성공 사례를 돈 주고 제작하거나,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방식을 암암리에 교육하기도 한다. 제작진이 직접 실험한 결과, 홍보에 쓰이는 ‘성공 수치’ 역시 손쉽게 조작 가능했다. 자신의 사진이 허락 없이 성공 사례로 도용됐다는 피해자도 등장했다.
불안정한 현실을 버티기 위한 선택이 범죄의 표적이 된 사회. 부업이라는 이름 아래 설계된 팀미션 사기와, 희망을 상품처럼 파는 고액 강의의 실체. ‘추적 60분’은 빠르게 확산하는 신종 부업 사기의 구조와 그 이면을 집중 조명한다.
‘딸깍하면 돈을 번다? – 2026 부업 사기 보고서’ 편은 6일 밤 10시 KBS1에서 방송된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