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5일 대통령과학장학생과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과학기술을 존중하고 투자하고 과학 기술인들이 인정받는 사회여야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남성 과학기술 인재의 병역 문제와 관련해 대체복무의 확대와 군대 체제의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장학생 등 200여명 청와대 초청 '미래과학자와의 대화'
"국가장학 외에 국가연구자제도 도입…지원 강화"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제12회 미래과학자와의 대화'를 주재했다.
미래과학자와의 대화는 매년 대한민국 최우수 이공계 인재인 대통령과학장학생(학부생 및 대학원생)과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중·고등학생)를 초청해 노력과 탁월한 성취를 축하하고 미래과학자로서의 소망과 포부를 함께 나누는 행사다.
올해 행사에서는 2025년 신규 대통령과학장학생 205명 및 국제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 35명 등 총 270여명이 참석했다. 국정과제 '기초연구 생태계 조성과 과학기술 인재강국 실현'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장학증서 및 기념패 수여, 미래과학자와의 대화 순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신규 대통령과학장학생 대표 4인에게 장학 증서와 메달을 수여하고, 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 대표 4인에게는 기념패를 수여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볼 때도 과학기술을 존중하는 체제는 흥했고, 과학기술을 천시하는 시대는 망했다"며 "앞으로도 이 점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참석자들을 향해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할수록 결국 국민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나냐, 발전하냐에 따라 그 국가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며 "여러분 손에 대한민국 운명이 달려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과학기술인 지원 정책 강화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장학금 제도는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앞으로는 국가 장학제도뿐 아니라 국가 연구자 제도까지 도입해서 평생을 과학기술 연구에 종사하며 명예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대통령과 대화 시간은 과학자 진로에 대한 꿈과 비전부터 군 복무 중 연구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제도 마련과 뛰어난 지방 인재 육성 방안 등 정책 건의 사항까지 다채롭게 채워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남성 과학기술인의 군 대체 복무 확대를 시사했다.
이와 관련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은 "병무청과 얘기하고 있고, 국방부 장관도 전향적이라 정리해 따로 발표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저는 여기에 덧붙여 군대 자체를 좀 대대적으로 바꿔 볼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병력 숫자, 보병 중심의 군대 체제였다면 이제는 완전히 장비와 무기 경쟁이 돼 있는 상태"라며 "장비와 무기체계를 중심으로 바꿔야 하기에 병력도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가로 양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대에서 복무하는 시간이 청춘을 낭비하고 시간을 때우는 안타까운 시간이 아니라, 그 기회에 첨단 무기 체계나 장비, 첨단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하려고 체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것도 하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과학인재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수의계약 한도 상향과 해외 인재 유출 대비, 실패 자산화, 국제 협력 강화, 대체 복무 확대, 기초과학 지원 확대 등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연구개발 분야에선 실패 자산화를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연구개발 사업이 진행될 것이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의계약 문제는 조달하거나 계약할 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취지 같은데 (한도가) 2000만원은 너무 낮은 것 같긴 하다"며 검토하겠다고 했다.
인재유출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적으로도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 해외인재 환류를 위한 정책들도 실질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경훈 부총리 "AI로 기초과학 분야 혁신 만들어야"
이날 배경훈 부총리는 "국제 연구 환경과 발을 맞추고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과학기술국제협력촉진법'을 과기정통부 차원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배 부총리는 "정부는 올해 기초과학 분야에 3조4천억원 규모 예산을 투자했다"며 "10년 이상의 장기 과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자가 도전적인 목표 과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평가등급제도를 폐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부총리는 "과학자의 도전은 대한민국을 넘어 인류의 미래를 바꾼다"라며 "정부는 여러분이 마음껏 상상하고,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는 튼튼한 토양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의 여러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2025년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생 김토은 학생(국립공주대 화학과 석사과정)은 어린 시절 아버지의 혈액암 진단을 계기로 질병 조기진단 기술 개발의 꿈을 갖게 됐다며 대통령과학장학금을 기반으로 학업에 열중해 바이오센서에 기여하는 연구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5년 학부 대통령과학장학생 박성준 학생(포항공대 무은재학부)은 고등학생 때부터 과기정통부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과학영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인공지능(AI), 로봇 등 피지컬 AI에 흥미를 키워 관련분야 창업가의 꿈을 갖게 됐다며 학생 자기주도형 연구를 지원하는 '과학영재 창의연구(R&E) 발표대회', 대학 연계형 심층연구를 지원하는 '과학영재 첨단연구실 체험캠프'(Pre-URP)가 로봇 기술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를 가장 넓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또, 학부 대통령과학장학생 권지민 학생(경북대 첨단기술융합대학 자율학부)은 지난해 경북지역 대형 산불을 가까이서 겪으며 재난·재해 구조 로봇공학자가 돼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는 인간을 위한 따뜻한 기술을 실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2025년 국제정보올림피아드 금메달 수상자 변재우 학생(경기과학고)은 1990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은메달 수상자 변명광 박사의 아들로, '부자(父子) 국제과학올림피아드 메달리스트' 기록도 갖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최연소 미래과학자는 중학생의 나이에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에 선발된 윤혜원 학생(숙명여중)이었다. 대회 출전 당시 만 14세였던 윤혜원 학생은 2025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과 미르자카니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우수한 성과를 보여줬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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