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은 대중에게 재치 있는 입담을 지닌 유쾌한 예능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탄탄한 각본과 섬세한 연출력을 겸비한 베테랑 영화감독으로서의 면모가 숨어 있습니다. 2002년 코미디 영화 〈라이터를 켜라〉로 감독 데뷔한 그는 이제 스릴러부터 스포츠 드라마, 사극에 이르기까지 필모그래피를 다채롭게 확장하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중. 장항준 감독의 연출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세 가지 대표작을 통해 그의 영화 여정을 살펴볼게요.
#01. 긴 공백기 끝에 컴백, 영화 〈기억의 밤〉
영화 〈기억의 밤〉 기자 간담회 현장
9년이라는 긴 공백기 끝에 메가폰을 잡은 스릴러 영화 〈기억의 밤〉(2017)은 장항준 감독에게 감독으로서의 복귀작이자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극장용 영화가 정말 오랜만이라 떨린다. 제게는 영화가 고향 같은 곳"이라고 감회에 젖기도 했죠.
영화 〈기억의 밤〉 스틸컷
영화는 납치된 후 기억을 잃고 변해버린 형(김무열)과 그런 형을 낯설게 느끼다가 자신의 기억마저 의심하게 되는 동생(강하늘)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엇갈린 기억 속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물이죠. 특히 동생 진석 역을 맡은 강하늘 배우의 감정 변화가 돋보이는데요. 평소와 다른 형의 모습에 당혹스러워하는가 하면, 진짜 형이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그의 뒤를 쫓는 모습까지 실감 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의심이 사실이 될까 봐 두려워하는 복잡한 내면, 그리고 계속되는 악몽으로 인해 피폐해지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연기해냈어요.
#02. 실화 바탕으로 한 영화 〈리바운드〉 후일담 (ft.명예 동창)
영화 〈리바운드〉 스틸컷
2023년 개봉한 영화 〈리바운드〉는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똘똘 뭉쳐 전국대회 준우승을 일궈낸 과정으로 감동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죠. 같은 해 열린 25회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 경쟁 섹션에서 실버 멀버리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고요.
영화 〈리바운드〉 스틸컷
한편, 장항준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실제 부산 중앙고등학교의 명예 동창이 됐습니다. 당시 감독은 "농구는 끝나도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라는 영화 대사가 많은 분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라며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조했어요. 더불어 "명예 동창 기회를 주신 부산 중앙고와 동창회에 감사하다"라고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어요.
03. 장항준 감독의 인생작,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최근 장항준 감독의 행보 중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바로 2026년 개봉 예정인 사극 〈왕과 사는 남자〉입니다. 벌써부터 장항준 감독의 인생작으로 평가 받는 이 작품은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유해진)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박지훈)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만큼, 연출자로서의 부담감 또한 상당했을 것으로 예상되죠.
영화 〈왕과 사는 남자〉장항준 감독과 주연 배우 유해진
그간 현대극에 주력해 온 그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사극이라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아내 김은희 작가가 "오빠, 이건 오빠가 잘할 수 있는 이야기야. 무조건 해야 해"라고 강력 추천해 제작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불러일으키죠.
tvN 〈유퀴즈〉에 출연한 장항준 감독
이 영화는 개봉 첫날부터 11만 779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장항준 감독은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여 영화의 흥미로운 후일담을 전했는데요. 그는 "영화를 만든 이후로 이렇게 호평이 쏟아진 적이 처음"이라고 말문을 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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