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새까맣게 변했다가 계절이 바뀌면 흰색으로 돌아오는 갈매기가 있다. 번식기와 겨울철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같은 종인지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신기한 생김새를 지녔다. 이처럼 독특한 외형으로 눈길을 끄는 검은머리갈매기는 서식지 감소로 개체 수가 줄어들며 보호가 필요한 종으로 분류돼 2월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이름을 올렸다.
날고 있는 '검은머리갈매기'. /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머리가 흰색으로 바뀐 '검은머리갈매기'. /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두 마리의 '검은머리갈매기'. /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검은머리갈매기는 번식기에 머리 전체가 검은색으로 변하는 특징 때문에 이름이 붙은 종이다. 여름철 번식기에는 머리가 검게 변하고 눈 주변만 흰색을 띠지만, 겨울철에는 머리가 흰색으로 바뀌며 귀 주변에 검은 반점이 나타난다. 몸길이는 29~32cm, 날개 길이는 27~30cm이며 체중은 170~220g 정도다. 부리는 검은색이고 다리는 붉은색이며, 등은 연한 회색을 띤다. 목과 배, 꽁지는 흰색이고, 어린 개체의 경우 몸 윗면이 갈색이며 검은 반점 무늬가 나타난다.
이 종은 갯벌이 분포한 해안과 강 하구를 중심으로 서식하며 수십 마리에서 수백 마리 규모의 무리를 이루어 생활한다. 먹이는 게와 갯지렁이, 작은 물고기 등이다. 집단 번식을 하는 검은머리갈매기는 땅 위에 마른 줄기 등을 모아 둥지를 만들며, 번식기는 4월부터 6월까지다. 한 번에 2~3개의 알을 낳고 포란 기간은 약 26~34일이며, 부화한 새끼는 약 40일이 지나면 비행이 가능해진다.
2월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포스터. /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국내에서는 전국 해안 지역에서 관찰되며, 겨울철에는 주로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월동한다. 번식기에는 서해안 일부 지역에 집중해 번식하며, 송도와 영종도 일대의 매립지가 주요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 국외에서는 중국 동북부 해안에서 번식하고 홍콩과 일본 남부, 베트남 북부 등지에서 겨울을 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생태원이 2022년 송도신도시 매립지 일대에서 번식 집단을 조사한 결과, 약 2900마리가 이 지역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검은머리갈매기 번식지로 평가됐다. 이는 2022년 한·호·중·일 철새 양자회의에서 중국 측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중국 내 검은머리갈매기 개체 수가 2만 2574마리로 집계된 데 따른 것이다.
검은머리갈매기는 갯벌 개발과 매립 등으로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개체 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으며, 번식지 내 포식자의 침입 등도 번식 실패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검은머리갈매기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허가 없이 포획하거나 채취·훼손 또는 죽일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검은머리갈매기를 비롯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관련 정보는 국립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야생에서 멸종위기종 마주쳤다면…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 수칙
야외 활동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발견했을 경우, 무분별한 접촉을 피하고 법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 환경부와 관계 기관은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해 발견 시 일정한 행동 지침을 따를 것을 안내하고 있다.
우선 해당 개체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만지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멸종위기종은 외부 자극에 민감해 스트레스로 인한 부상이나 번식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먹이를 주거나 이동을 유도하는 행위 역시 자연 상태를 훼손할 수 있어 금지된다.
사진이나 영상 촬영은 일정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 최소한으로 해야 하며, 둥지나 알, 새끼가 있는 장소에 접근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서식지 주변을 훼손하거나 반복적으로 드나드는 행위도 개체의 생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멸종위기종을 발견하면 관할 지방자치단체, 환경부 또는 국립생태원 등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견 장소와 시간, 개체 수 등의 정보는 보호 대책 마련에 활용된다. 부상을 입은 개체를 발견하더라도 개인이 임의로 구조하거나 이동시키지 말고 전문가의 조치를 기다려야 한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허가 없이 포획·채취·훼손하거나 죽이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며, 서식지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법적 책임이 따른다. 관계 기관은 시민들의 주의와 신고가 멸종위기종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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