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18세 투표권' 반대하던 국힘, 선거 연령 16세 하향 제안…'10대 보수화' 의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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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18세 투표권' 반대하던 국힘, 선거 연령 16세 하향 제안…'10대 보수화' 의식했나

폴리뉴스 2026-02-05 17:13:07 신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부터 투표권이 부여되는 나이를 기존 만 18세에서 16세로 하향 조정하자고 제안했다.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 만18세 투표권에 반대했던 국민의힘이 별안간 정책 방향성을 바꾼 데에는 최근 10대의 보수화가 진행되고 있단 여론조사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통상적으로 연령대가 낮을수록 진보 성향이, 높을수록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젊은 세대의 양극화가 심화되며 18~29세 사이의 '우클릭' 경향이 강해졌다. 

이들이 보수정당을 지지한다고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나이가 적을수록 진보라는 통념이 정치권에 통하지 않는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10~20세대의 보수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어 장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10대들의 지지 확보를 위한 선점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반면 입법 주도권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제안에 황당하다는 기색을 보이며 보수 청년을 끌어들이기 위한 선거 전략으로 의심하고 있어 국회 차원의 논의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정략적 판단이 깔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제안 취지는 이해하지만 사전 움직임 없이 교섭단체 연설에서 나온 갑작스런 선거 연령 하향 제안이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특정 세대를 겨냥한 표심잡기라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장동혁, 교섭단체 연설서 '16세 투표' 제안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이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이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거 연령 하향'에 대해 논의하자는 의견을 냈다. 그는 "선거 연령을 16세로 낮추는 방안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사회적 판단력에 있어서 성인들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16세 이상이면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있다. 알바를 하거나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 근로에 따른 세금도 납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실의 정치화에 대한 부모님들의 염려도 잘 알고 있다"며 "보수·진보 교원단체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원칙을 확립하고, 주입식 정치 교육을 엄격히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하겠다"며 계획을 제시했다.

당장 6월 지방선거부터 선거 연령을 낮추자는 장 대표의 제안대로라면 현재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학생들도 정치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만 16세부터 선거에 참여하는 국가는 오스트리아·브라질·아르헨티나·에콰도르·쿠바·니카라과 등이다. 오스트리아의 경우 '청년 정치참여 확대'와 '투표율 저하 대응'이라는 필요성에 의해 16세부터 투표권을 부여했다. 

논의 당시 16세는 세금을 낼 수 있고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나이이며, 이른 나이부터 투표에 참여시키면 평생 투표 습관 형성으로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효과와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책임감 등을 근거로 제도가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2년 정당에 가입할 수 있는 나이를 만 18세에서 만 16세로 낮추는 정당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시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며 만 18세도 총선과 지방선거 출마가 가능하게 됐지만 해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청소년이 정당추천후보자로 출마하려면 '정당법'상 정당가입 연령을 하향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 개정하게 됐다.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20대 청년층을 겨냥한 행보로, 민법상 미성년자여서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정당에 가입할 수 있어 반쪽 정책이란 비판도 있었지만 선거에 관해 논의의 폭을 넓혔다는 긍정적인 평도 있었다. 

여론조사서 18~29세 이 대통령 부정평가 가장 높아 
일부조사, 18~29세 국민의힘 45.1%·민주당 26.1% 지지

국민의힘이 16세 투표권을 주장하고 나선 배경으로는 '10~20대의 보수화'가 지목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에 따르면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4%, 국민의힘 25%로 집계됐다. 

이 중 18~29세의 국민의힘 지지 응답률은 25%로 70대 이상 45%, 60대 2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격차가 그나마 적은 구간이 18~29세였다. 

18~29세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8%였고, 국민의힘은 20%로 70대 이상을 제외하면 민주당과의 격차가 가장 적은 연령대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의 의뢰로 지난달 29~30일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무선 100% RDD 표집틀 기반 무작위 추출된 임의번호, ARS 조사, 표본오차 ±3.1%포인트, 95% 신뢰수준)에서는 전 연령에서 유일하게 18~29세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서기도 했다. 

18~29세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5.1%, 민주당이 26.1%로 70대 이상을 제외하고서 국민의힘을 더 지지한다는 응답은 18~29세가 유일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野의원 '공직선거법' 개정안 대표발의하며 힘 보태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삼일공업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투표확인증을 들고 장미꽃과 함께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삼일공업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투표확인증을 들고 장미꽃과 함께 인증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선거권 행사 및 선거운동 가능 연령을 현행 18세 이상에서 16세 이상으로 하향하는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4일 대표발의하며 장 대표의 제안에 호응했다. 

김 의원실은 현행법은 선거권 행사 및 선거운동 가능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지난 2022년 1월 '정당법' 개정을 통해 정당 가입 연령이 16세 이상으로 하향되면서 제도 간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당 활동은 가능하지만 선거권과 선거운동은 제한되는 구조로 인해 정치 참여의 형평성과 일관성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 의원 측은 16세 이상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부여되지 않아 정치적 대표성의 공백과 세대 간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며 오스트리아와 스코틀랜드 등 일부 국가는 이미 16세 이상 청소년에게 선거권을 부여해 정치 참여의 폭을 넓히고 있다며 외국의 사례를 들었다. 

김 의원은 "이미 정당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선거권과 선거운동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제도적 불균형"이라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미래세대가 직접 자신의 삶과 직결된 정책에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고 민주주의가 보다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장 대표의 제안에 일부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며 "최소한 17세까지는 선거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거연령 하향은 오래전부터 제가 일관되게 주장해온 사안"이라며 자신이 2020년 선거 연령 하향을 주장한 발언을 담은 기사를 첨부했다.

그는 "나아가 교육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학생들에게는 교육감 선거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바보짓, 중고생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나" 비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선거 연령 16세 하향' 제안에 대해 "바보짓"이라고 직격했다. 

홍 전 시장은 4일 자신의 청년 지지자 네트워크 플랫폼 '청년의꿈'에 올라온 질문에 답하며 "이제 중고등학생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장 대표의 제안을 언급하며 "너무 이른 나이라고 생각한다"며 "요즘 10대, 특히 남자들이 극우화됐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그런 심리에 따른 주장 아닌가. 있는 지지층도 떠나갈 제 살 깎아먹기 주장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전 시장은 "영국은 16세부터 정당 가입이 허용되지만 글쎄 우리나라는 아직"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며 "바보짓 같다"고 비판했다. 

與김영진 "선거 연령 16세 하향 제안, 순수성 의심"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5일  라디오에 출연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선거 연령 하향 제안에 대해 순수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5일  라디오에 출연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선거 연령 하향 제안에 대해 순수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SBS라디오 화면 갈무리]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장 대표의 선거 연령 하향 제안에 대해 순수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에 출연해 "여러 방향에서 추후에 검토할 수는 있지만 교사의 정치적 자유, 학교 내 민주적인 교육, 학생인권조례 등 주요한 민주적인 사안들은 다 거부하고 이 사안만 딱 던진 것이 과연 순수성이 있을까"라고 말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장 대표의 선거 하향 제안에 대해 "정치적 셈법을 앞세운 조변석개(아침에 고치고 저녁에 바꿈)한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갑자기 선거연령을 16세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지만 지난 30일 국민의힘은 교실의 정치화를 우려하면서 선거교육을 반대한 바 있다"고 지적하며 "선거교육은 반대하는데 선거연령은 낮춘다는 건 교육 현장에 대한 깊은 성찰도 고민도 없는 자기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언론사설 "정쟁에 미래유권자 끌어들이나, 진정성 없어"

한국일보가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의 '선거연령 16세 하향' 제안에 대해 "문제는 진정성"이라며 "국민적 공감을 얻으려면 계엄 반성도 없는 제1야당의 비정상적 행태부터 바로잡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5일 사설 <선거연령 16세, 정쟁 오염 말고 미래세대 위한 논의를> 이란 제하의 사설에서 장 대표의 선거연령 하향 제안에 대해 "당리당략과 정파적 이해관계에 매몰된 정치 현실을 감안하면 미래세대 유권자들을 정쟁에 끌어들일 것이라는 우려가 적잖다. 그럼에도 정치개혁으로 포장할 요량이라면 결국 논란과 분열만 키울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만 16세(고교 1학년) 이상이면 당원으로 가입해 활동할 수 있다. 반면 투표는 만 18세(고3)부터 가능하다. 불일치를 해소해야 한다는 건 일리가 있다. 문제는 진정성"이라며 "20대 이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 국민의힘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리한 전세를 만회하려는 꼼수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는 5일 <뜬금없는 "선거 연령 16세 하향", 교육 망칠 무책임 주장> 이란 사설에서 "민주주의 역사가 선거권 확대의 역사이기도 한 것은 사실이다. 한국도 하한이 만 21세(1948∼1960년), 20세(1960∼2005년), 19세(2005∼2019), 18세(2019∼현재)로 낮아졌지만 16세로 낮추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고등학생이 모두 선거권자가 된다는 의미로, 정치적 판단 능력, 선거철마다 학교가 정치에 휘둘릴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민주주의 역사가 훨씬 긴 미국·영국 등에서도 그런 시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전면 도입한 나라는 오스트리아뿐이며, 영국·독일 등 일부 국가의 일부 지역이 일부 선거에 한해 실시하는 게 현실"이라며 "국민의힘이 교실의 정치 오염 가능성을 걱정해온 기조와도 상충된다. 장 대표 주변에선 젊은 세대의 보수화로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런 얄팍한 정략 때문에 교육을 망칠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면 보수 정치를 입에 담을 자격도 없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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