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현대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핵심 구역에 입성한다. 2023년 입찰 때보다 임대료가 크게 낮아졌지만 고환율과 관광객 소비 패턴 변화로 면세 업황이 위축된 상황이어서 이번 사업권 재편이 실질적 수익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이 제출한 사업 제안서 평가와 입찰 가격 개찰 결과를 토대로 향수·화장품, 주류·담배를 판매하는 터미널 1·2 면세점 DF1·DF2 신규 운영사업자에 이들을 선정하고 관세청에 통보했다.
관세청은 해당 사업자를 대상으로 특허 심사를 시행해 최종 낙찰 대상자를 공사에 통보하고, 운영 등 협상을 거쳐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계약 기간은 영업개시일부터 2033년 6월 30일까지 약 7년이다. 운영 성과에 따라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롯데는 15개 매장 4094㎡ 규모의 DF1을, 현대는 14개 매장 4571㎡ 규모의 DF2를 각각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임대료 산정은 공항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계산하는 ‘객당 임대료’ 방식이다.
이번 입찰에서 공사가 제시한 최저수용가능 객당 임대료는 DF1이 5031원, DF2가 4994원으로, 2023년 수준보다 각각 5.9%, 11.1% 낮췄다. 롯데는 DF1 여객 1인당 임대료로 5345원을, 현대는 DF2에서 5394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 사업자였던 신라면세점(8987원)과 신세계면세점(9020원) 대비 각각 40% 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앞서 인천공항에서 철수한 신라·신세계면세점은 높은 임차료를 견디지 못해 1900억원 상당의 위약금을 내고 철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임대료 부담이 낮아진 만큼 공항 면세점의 수익 구조가 과거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저 수용금액과 유사한 수준에서 입찰이 이뤄졌음을 가정하면 과거와 같이 대규모 적자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신규 사업자는 과거 대비 낮아진 경쟁 강도와 객당 임대료로 인해 사업 시작 이후 바로 흑자 달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면세업계의 시름은 ‘사람은 오는데 돈이 안 돈다’는 데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은 1898만명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2019년(1750만명)을 넘어섰지만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5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8% 줄었다.
국내 면세점 매출 실적은 정점을 찍었던 2019년 24조8586억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반토막 수준이다. 면세점 대신 올리브영, 다이소, 편의점 등 시내 유통 채널을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등 달라진 소비 패턴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료가 낮아진 것은 분명한 호재지만 면세 산업 자체의 경쟁력이 과거만 못한 것도 사실”이라며 “당장의 흑자 가능성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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