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진료 정착하면 1년에 건보료 1.1% 증가분까지 절약 가능"
"통합돌봄, 할 수 있는 준비 다 해…발굴·서비스 지원 연계 관리자 역할"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늘어나는 의료 행위량을 조정하지 않으면 건보 재정은 조만간 고갈될 것"이라며 과잉 진료 대신 적정 진료 문화를 정착시켜 고갈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5일 서울 영등포구 건보공단 영등포북부지사에서 신년 간담회를 열고 "해마다 급여비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가파르게 감소하는 당기수지 흑자와 계속 증가하는 지출의 간극을 메우지 않으면 재정 고갈 상황은 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급여 지출의 주원인으로 '의료 행위량'을 지목했다. 공단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12∼2019년 고령화와 입원·외래 진료(횟수)가 지출에 기여하는 정도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수가와 행위량의 곱'이 차지하는 기여도는 44%에서 77%로 급격히 늘었다.
정 이사장은 "인구도 늘지 않고 질병도 크게 변화 없는 나라에서 의료 행위로 인해 지출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 행위가 적절하고 정당한 건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단이 운영하는 적정진료추진단(NHIS-CAMP) 역할을 강화하고 과잉 진료를 폭넓게 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공단은 203개 질병의 1천227개 행위군을 교차 분석해 통계적으로 비정상적인 행위를 수행하는 기관을 탐지, 의학계의 자문을 받아 방문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독감 양성 환자한테 성병 검사를 포함해 30여가지 검사를 한 경우가 있었다"며 "어떤 이유이며 의료적으로 중요한 행위였는지 (의료기관에) 물어보고 계도하는 것이다. 환자가 오면 무조건 모든 검사를 하는 것에 대한 적절한 제재와 절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과잉 진료 탐지로 인해 적어도 1년에 건보료 0.5∼1.1% 증가분은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공단 계산이다.
또한 공단은 이렇게 분석한 의료기관별 진료비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는 진료비 정보공개 시스템을 준비중이다. 정 이사장은 "필요하면 과잉 진료 의료기관도 공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이사장은 건보 재정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정 이사장은 특사경에 대해 "대통령이 세 번이나 직접 지시했고 생방송까지 됐으니 될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불법 개설기관은 수사를 시작하면 바로 계좌를 빼돌려 (환수)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특사경이 도입되면 공단이 즉시 계좌를 보고 불법 기관을 찾아내 국민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본격 시행되는 의료·요양 통합돌봄 사업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준비는 다 해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 이사장은 "공단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통해 복지 대상자를 발굴하고 가장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연계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며 "공단의 퇴원 환자·통합돌봄 신청 및 연계 현황 지도가 본격 공개되면 통합돌봄이 더 잘 되는 쪽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공단이 패소 후 상고 의지를 밝힌 담배 소송에 대해서는 "1심에서는 법원이 '인과 관계가 없다'고 했지만, 2심에서는 '더 따지지 않겠다'며 (관계를) 인정했다"고 주장하며 "상고해 일부 승소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돈을 쓰는 게 안타깝다"며 "보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약간의 혜택을 주는 것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있고, 무엇보다 연명의료에 대한 더 세세한 선택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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