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로는 승부 어려워 韓, 로봇·제조분야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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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AI로는 승부 어려워 韓, 로봇·제조분야 집중해야"

이데일리 2026-02-05 15:57: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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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이데일리 장영은 유준하 기자] 한국 경제가 혁신이 사라지고 성장이 둔화하는 ‘불균형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선 인공지능(AI) 기술이 사회 보편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일부 산업과 특정 지역과 세대에만 AI 기술이 집중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의 경우 초거대 AI 모델을 두고 선진국과 경쟁하기보다 산업특화적인 AI 분야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도록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중진국 함정서 탈출한 韓 ‘불균형 덫’에서 벗어나야

이상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은 5일 서울 중앙대에서 열린 ‘2026년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한국은 투자·기술 도입·혁신 정책조합으로 중진국의 함정을 성공적으로 탈출한 사례”라며 “이후의 성장은 불균형의 함정을 벗어나기 위한 사회경제 전반의 시스템 전환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지금과 같은 ‘불균형-단기적 기술 혁신 모델’로는 높은 경쟁 속에서 기술은 빠르게 소멸하고 독창성은 낮아질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기술의 발전이 사회 전체적으로 고르게 확산되도록 하면서 AI와 인간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현재 AI 확산 경로는 기존 한국의 경제사회적 구조적 불균형과 동조해 총 성장 효과를 제약한다”며 “AI 친화적 부문과 그렇지 못한 부문 간 생산성 격차가 커지고, 세대·기술 숙련도별로 AI 충격에 대한 노출도와 적응 능력이 다르게 나타나면서 기술 변화가 곧바로 사회적 격차로 이어진다”고 판단했다.

이어 “단순한 기술 추격이 아닌 산업 구조와 결합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문제는 성장의 과실을 누릴 수 있는 구조를 한국이 갖추고 있느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술 선도 성장→ 모두의 성장→ 공정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공동 주도의 모험자본 공급 △산업별·지역별 AI 전환 클러스터 마련 등의 버티컬 전략 △제조업 AI 전환 수립 △노동친화적 AI 확산 △사회적 분배제도 재설계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생산성 향상이 불평등 확대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만큼, 재교육 시스템과 직무 전환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자료= 정보통신정책연구원)




◇ 잘할 수 있는 분야서 AI 경쟁력 특화하고 노동 보완적으로 가야

이날 특별세션에서는 국내 AI 생태계의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구체적인 발전 전략, 정책 보완 방안 등에 대한 목소리가 나왔다.

이경선 KISDI 연구원위원은 “우리나라는 AI 기술 스택(구조) 전반에 걸쳐 해외 의존도가 높고 경쟁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짚었다. AI 확산이 곧바로 국내 성장으로 이어지기보다 해외 플랫폼 수익 확대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미국 대형 기술 기업과 동일한 초거대 AI 모델 경쟁에 뛰어드는 방식은 현실성이 낮고, 한국의 비교우위도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신 우리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제조업과 산업 현장에 AI를 깊게 결합하는 전략이 가장 높은 성장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AI 기술주권 강화 차원에서도 우리만의 특화 영역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각국은 AI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진입 장벽을 높이는 추세다.

이경선 연구위원은 “AI가 기술에서 ‘진짜 산업’이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한국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에 걸친 가치 사슬을 갖추고 있으며, 로봇·제조·자동차 등의 영역에서 우위를 가진다는 점에서 산업특화, 물리적 AI 분야 주도권 확보를 위한 자원의 집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AI 성장 전략의 또 다른 축으로는 노동시장 전환 정책이 제시됐다. 문아람 KISDI 연구위원은 AI가 일자리를 단순히 대체하기보다 업무 구조를 재편하면서 인간 노동을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 연구위원은 “단순하게 보면 자동화라는 기술 진전이 노동 수요를 줄이지만 여러 연구를 보면 노동 증강형 기술의 경우에는 오히려 노동 수요를 자극하거나 숙련도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고민을 한다”고 말했다. AI가 자료수집과 분석 등 단순 노동을 대체하면서 인간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분업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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