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세계 최초 무인공중급유기인 MQ-25A 스팅레이(Stingray)가 택시 시험(Taxi trial)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이 추진해 온 항공모함용 무인공중급유기 전력화가 실전 배치를 위한 시험 단계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
5일 미 해군과 보잉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스팅레이의 표준 양산형 기체가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인근 미드아메리카(MidAmerica) 비행기지에서 자율 택시 시험을 시작했다. 택시 시험은 항공기가 이륙하기에 앞서 활주로와 지상에서 스스로 이동하며 조향과 제동, 주행 안정성을 점검하는 절차다.
이번 시험에서 스팅레이는 예인 차량의 도움 없이 기체에 탑재된 자율 제어 시스템을 통해 지정된 경로를 따라 이동했다. 지상에서 방향을 바꾸고 속도를 조절하는 등 기본적인 주행 동작을 수행하며, 사람의 직접 조종 없이도 지상 운용이 가능한지를 확인했다.
택시 시험은 비행시험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다. 항공기 개발 과정에서 엔진과 제동 장치, 자율 제어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상태에서 기체가 안전하게 지상 이동을 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절차다. 미 해군은 이번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 지상 시험과 실제로 이륙해 진행하는 비행 시험을 순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험에는 미 해군 산하에서 시험·평가를 전담하는 2개 비행대대가 참여했다. 이들 부대는 기체가 격납고에서 유도로(taxiway)까지 이동하는 전 과정을 관리하며, 지상 운용 절차와 제어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했다.
스팅레이는 미 해군이 항공모함에서 운용하는 전투기들의 공중급유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 중인 무인공중급유기다. 현재 항모에서 운용되는 F/A-18E/F 전투기는 전투 임무뿐 아니라 다른 전투기에 연료를 공급하는 급유 임무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전투기는 폭탄이나 미사일 대신 연료 탱크를 장착한 채 출격해 공중에서 동료 기체에 연료를 전달한다. 이 같은 급유 임무로 인해 F/A-18E/F 전투기의 출격 가운데 상당 비율이 전투가 아닌 지원 임무에 사용돼 왔다.
미 해군은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급유 임무를 전담할 무인기로 스팅레이를 개발하고 있다. 스팅레이가 실전 배치되면 전투기들은 급유 임무에서 벗어나 본래의 전투·작전 임무에 더 많은 전력을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스팅레이는 항공모함 운용을 전제로 설계됐다. 항모 비행갑판에 설치된 이륙 장치인 사출기(Catapult)를 이용해 발진하고, 착함 장비를 사용해 다시 항모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이번 시험에 투입된 표준 양산형 기체는 실제 작전에 투입될 기체와 같은 기준으로 제작돼, 실전 배치를 염두에 두고 성능과 안전성을 점검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앞서 개발 단계에서 사용된 시험기는 F/A-18F, F-35C, E-2D 공중조기경보기 등과 공중급유 시험을 실시한 바 있다. 표준 양산형 기체는 이러한 시험 결과를 반영해 구조와 항공전자 시스템 등이 보완됐다.
현재 스팅레이 프로그램은 표준 양산형 기체 9대를 대상으로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기체 구조의 강도를 확인하는 정적 시험, 반복 운용에 따른 내구성을 점검하는 피로 시험, 실제 비행 성능과 제어 특성을 검증하는 비행 시험이 병행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간 항모 환경에서 운용이 가능한지를 검증하기 위한 절차다.
한편, 미 해군에 따르면 MQ-25A는 항모 비행단에 단계적으로 전력화될 예정이다. 현재 시험과 인증에 투입되고 있는 표준 양산형 기체 9대를 통해 운용 경험을 쌓은 뒤, 도입 규모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 해군은 장기적으로는 최대 76대까지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기본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한 초기 작전운용능력(IOC)은 올해 이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 해군은 시험과 인증 절차 진행 상황에 맞춰 항모 비행단 편성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미 해군은 스팅레이를 총 76대를 도입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9대는 시험·개발용, 나머지 67대는 실전 운용을 위한 기체다. 대신 예산과 단가, 프로그램 진척 상황에 따라 세부 수량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스팅레이는 당초 지난 2024년에 기본적인 운용이 가능한 ‘기본운용능력(IOC)’을 달성한다는 목표였지만, 기체 제작·품질 문제와 예산·감사 지적 등이 겹치면서 IOC 목표가 올해로 한 차례 연기됐다. 이후 일정 재조정 과정에서 미 해군은 2027회계연도에 IOC를 달성한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며 사실상 전력화 시점을 1~3년가량 늦췄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올해 중 항모에서 스팅레이를 활용한 이착함 및 공중급유 시험을 진행한 뒤, 내년 IOC 선언 이후 항모비행단 단위로 기체를 순차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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