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정부가 1·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에 약 6만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계획을 내놨지만, 주요 사업지를 중심으로 주민 반발이 확산되면서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상당한 시차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급 물량 대부분의 착공 시점이 2028년 이후로 계획된 가운데, 교통·인프라 문제까지 겹치며 단기적인 주택시장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약 1만가구), 옛 주한미군 주둔지인 캠프킴(2500가구), 노원구 태릉CC(6800가구),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9800가구) 등 수도권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주택 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외곽 택지 개발 중심이던 기존 공급 방식에서 벗어나 수요가 집중된 도심 내 공공부지를 활용하겠다는 점에서 정책적 상징성은 크다는 평가다.
다만 계획상 착공 시점이 대부분 2028년 이후로 설정돼 있어 실제 입주까지 최소 3~5년 이상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NICE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대책은 중장기적으로 시장 안정과 주택 공급 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지만, 실제 공급과 입주까지의 시차로 인해 단기적인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다가 주요 공급 대상지를 중심으로 주민 반발이 본격화되면서 사업 추진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경우 주택 공급 물량이 기존 6000가구에서 1만가구로 확대되며 과밀 개발 논란이 불거졌다. 주민들은 교통 혼잡 및 주거 환경 악화를 이유로 국토부를 상대로 공급 규모 산정 근거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등 집단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노원구 태릉CC 역시 교통 여건을 둘러싼 우려가 크다. 과거에도 주택 공급 계획이 주민 반발로 무산된 전례가 있는 가운데, 인근 주민들은 교통난 심화를 우려하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를 둘러싼 반발은 보다 조직적인 양상이다. 과천 지역 시민단체들은 교통·교육·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대책이 선행되지 않은 채 대규모 주택 공급이 추진되고 있다며, 도시 정체성과 재정 기반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경마 유관단체 역시 사전 협의 없는 이전 계획이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교통과 기반시설 부담은 공통된 쟁점이다. 시민단체들은 기존 개발로 이미 교통량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추가 공급이 이뤄질 경우 과천은 물론 수도권 남부 전반의 교통 혼잡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수처리시설 확충 계획에 대해서도 도시 여건상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이 매출 기반이 축소된 건설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보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공급 지역의 경우 수요 기반이 견고한 데다, 공공 주도 사업 특성상 LH나 SH가 시행을 맡는 구조로,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대금 회수와 자금 조달 측면에서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와 도급 중심 사업 구조로 인해 민간 정비사업 대비 수익성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제시된다. 착공 시점이 늦어 당분간 매출 인식이 어려운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종합하면 이번 1·29 대책은 중장기적으로 도심 주택 공급 기반을 확대하는 방향성에는 의미가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착공 시차와 주민 반발, 인프라 논란 등 복합적인 제약 요인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협조가 핵심적인 요소인데, 정부 발표 이후 지역별 최대 공급 가능물량, 이전 대상 공공기관 등의 이해관계 등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정부의 강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인허가를 비롯한 제반절차의 난항으로 인해 계획한 공급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