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SK온이 방산 분야를 차세대 배터리의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공급망 확대에 나섰다. 전기차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공급 범위를 넓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SK온에 따르면 최근 미국·유럽 방산기업들과 무인체계용 배터리 공급을 논의 중이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무인잠수정(UUV)용 배터리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유럽 방산업체 한 곳은 수직이착륙(e-VTOL) 기체와 헬리콥터, 화물기 등에 탑재할 배터리 공급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온 관계자는 “아직 공급 논의 단계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수주에 성공하면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고, 방산 분야 적용 사례를 확보함으로써 다른 프로젝트 수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용 배터리는 상업용 제품과 달리 성능 요건이 까다롭다. 에너지 밀도와 출력·무게 등이 기동성과 작전 시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충격과 진동, 극한 온도 변화 등 가혹한 운용 환경에서도 견디는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도 핵심이다.
SK온은 이미 방산용 배터리의 국내 적용 사례를 확보했다. 현대로템의 차세대 다목적 무인 차량 ‘HR-셰르파’에 배터리를 공급했다. 현대로템은 이를 기반으로 모듈·팩을 제작해 실증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 배터리가 무기체계에 적용된 첫 사례다.
업계에서는 방산용 배터리가 전체 글로벌 배터리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적지만, 무인화 확산과 함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드론·무인로봇·무인잠수정 등 군사용 무인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고성능 배터리 수요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온은 단기적으로는 고에너지 밀도의 울트라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를, 중장기적으로는 전고체 배터리를 방산 분야 적용 후보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신뢰성·안전성 평가와 검증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특성상 본격적인 공급 확대는 2028년 이후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방산 분야의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단기적 시장 팽창은 어렵다”며 “아직 양산 단계에 진입하지 않은 전고체 배터리가 주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술 발전으로 규모의 경제가 갖춰져야 본격적으로 공급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온의 전고체 배터리 역량도 방산 분야 진출의 잠재적 경쟁력으로 거론된다.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29년으로 제시했다. 대전 미래기술원 내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구축해 황화물계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 등을 개발하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방산 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전기 선박,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시장 분야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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