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부여 사비기 왕궁 유적에서 삼국시대 관악기의 실물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5일 부여 관북리 유적 제16차 발굴조사에서 7세기 백제 가로 피리인 횡적 1점을 확인하고 조사 성과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문헌과 공예 표현으로만 추정되던 삼국시대 관악기가 실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유일한 사례다.
횡적은 백제 조당으로 파악되는 7세기 건물지 인근의 직사각형 구덩이에서 출토됐다. 대나무로 제작된 이 악기는 네 개의 구멍이 일렬로 뚫려 있으며, 잔존 길이는 22.4cm다. 엑스레이 분석 결과, 한쪽 끝이 막힌 구조로 확인돼 세로로 부는 관악기가 아닌 가로로 불어 연주하는 피리로 분석됐다.
출토 지점의 유기물 분석에서는 인체 기생충란이 함께 검출돼 해당 구덩이가 조당에 부속된 화장실 시설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왕과 신하들이 국정을 논하던 조당 인근에서 악기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사비 백제 왕궁 내 음악 활동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이번에 확인된 횡적은 중국과 일본의 고대 관악기와 비교 연구한 결과 오늘날의 소금과 유사한 악기로 판단됐다. 특히 부여 능산리 출토 백제 금동대향로에 표현된 세로 관악기와는 명확히 구분되는 형태로, 백제 궁중음악의 실제 연주 방식과 음향 문화를 실증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
관북리 유적에서는 이와 함께 백제 사비 천도 직후의 행정 문서를 기록한 목간 329점도 출토됐다. 간지년이 적힌 목간을 통해 제작 시기가 540년과 543년으로 특정되며 538년 사비 천도 직후의 기록이다.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이번 발견이 백제 음악사 연구는 물론 삼국시대 궁중 문화 전반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컬처 최진승 newsculture@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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