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을 대가로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온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제기됐던 공천 개입과 금전 거래 정황에 대해 법원은 범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치 브로커' 명태균(왼쪽)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5일 창원지방법원 형사4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공천을 대가로 한 불법 자금 수수 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명 씨가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김 전 의원이 창원의창 지역구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받는 과정에 관여했고, 이후 김 전 의원이 당선된 뒤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자신의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를 통해 세비 명목의 돈 8070만 원을 명 씨에게 전달했다고 봤다. 이 금액이 사실상 공천 대가에 해당한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또 두 사람은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과 함께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로 출마한 인사들로부터 공천 추천을 대가로 2억4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함께 기소됐다. 여기에 명 씨는 수사 과정에서 이른바 ‘황금폰’으로 불린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처남에게 숨기도록 지시한 혐의, 즉 증거은닉 교사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해당 금전 거래가 정치자금법상 불법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공천과의 직접적인 대가 관계 역시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특히 세비 일부가 전달된 경위와 성격을 두고도 정치 활동 과정에서의 금전 지원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명 씨에게 징역 6년에 추징금 1억6070만 원을, 김 전 의원에게는 징역 5년에 추징금 8000만 원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 판단으로 모두 무죄가 선고되면서, 공천을 둘러싼 정치 브로커 개입 의혹은 형사 책임을 묻지 못한 채 일단락됐다.
이번 판결로 공천 과정에서의 금전 거래 의혹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 정치자금과 개인 간 금전 거래의 경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검찰 수사의 적정성과 향후 항소 여부도 정치권과 법조계의 관심사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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