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생태계 전주기 아우르는 첫 대책…기업 해외 광산 탐사 실패해도 90% 탕감
공단법 부칙 연내 개정 목표…현지 정부와 연계해 '민간 투자 안전판' 구축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반도체, 전기차, 방위산업 등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민간 업계와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정부는 과거 해외 자원개발 실패를 이유로 금지됐던 한국광해광업공단의 해외 직접 투자의 길을 열어줘 글로벌 핵심광물 확보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부는 5일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업스트림(자원개발)-미드스트림(분리정제)-다운스트림(완제품 생산)-재자원화까지 희토류 생태계의 전(全) 주기를 아우르는 정부 차원의 첫 번째 희토류 종합대책이다.
지난해 12월 말 출범한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 제1호 정책이기도 하다.
산업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산업안보 공급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논의했고, 전날 '제3차 자원안보협의회'에서 이 대책을 심의·의결했다.
먼저 정부는 전 세계 희토류 광산 생산의 60∼70%, 제련·분리 공정의 85∼90%, 완제품인 희토류 자석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 중국과 다양한 채널을 통해 협력을 강화해 단기 수급 리스크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희토류 17종 전체를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 따른 핵심광물로 지정하고 희토류 수출입코드(HSK코드) 신설·세분화 등을 통해 수급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기로 했다.
해외자원개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정부가 공적 지원을 강화해 기업의 투자 리스크를 분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해외자원개발 융자 예산을 지난해 대비 285억원 증액한 675억원으로 책정하고 해외자원개발 융자 지원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한 탐사 실패 시 융자금 감면율을 현행 80%에서 90%로 확대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광해광업공단의 역할 재개다. 그동안 공단은 해외 자원개발 실패를 이유로 직접 투자가 금지됐으나 정부는 국회와의 협의를 통해 공단법을 개정해 공단에 프로젝트 종합관리 기능을 부여하기로 했다.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인 베트남 등은 자원 잠재력은 높지만 현지의 정치적 가변성이나 제도적 미비 등 민간 기업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국가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에 공단이 전면에 나서 정부 간 협력 채널을 가동하고 프로젝트를 종합관리하면서 민간 업계가 안심하고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광해광업공단이 그간 해외 자원개발 실패를 이유로 해외 사업을 할 수 없게 돼 있는 부칙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 내에서도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연내에 법 개정을 하는 게 산업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정부는 희토류 생산 내재화를 위해 국내 생산시설 투자 보조, 규제 합리화 등 재자원화 생태계 활성화, 희토류 대체·저감·재자원화를 포함한 연구개발(R&D) 로드맵 수립, 산업기술혁신펀드 내 '희토류 R&D펀드' 신규 조성 등을 추진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우리나라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산업이 발달해 있지만,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소비국으로서 공급망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며 "우리 국가 경쟁력은 산업자원 안보에 달려 있고, 안정적 희토류 공급망 관리에 민관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도 흔들림 없는 정책 의지로 희토류 공급망 전주기에 걸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해 대외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산업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희토류는 매장량이 적은 금속은 아니지만 여러 광물에 흩어져 존재하면서 순수한 형태로 추출·분리가 어려운 17종 금속을 가리킨다. 소량으로도 소재·부품의 기능을 향상시켜 첨단산업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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