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레알마드리드 감독들은 왜 이 선수를 안 썼을까. 엔드리키가 프랑스 무대로 임대된 뒤 보여주는 활약에 매번 드는 생각이다.
5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의 그루파마 스타디움에서 2025-2026 쿠프 드 프랑스(FA컵) 16강전을 치른 올랭피크리옹이 라발에 2-0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절대강자 파리생제르맹(PSG)이 지난 32라운드에서 파리FC에 패배해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기 때문에, 다른 프랑스 강호들은 이번 시즌 트로피를 들어올릴 기회를 잡았다. 놓칠 수 없는 대회다.
2부 구단 라발을 상대한 경기지만 쉽진 않았다. 오히려 경기 초반부터 날카로운 역습으로 실점 위기를 내주는 동 고전했다. 골키퍼 레미 데캉의 연이은 선방으로 겨우 무실점을 유지했다.
오른쪽 윙어를 맡은 엔드리키가 리옹의 답답한 공격을 그나마 풀어주는 선수였다. 엔드리키가 특유의 왼발 강슛, 측면을 깊숙하게 돌파하고 시도하는 왼발 발끝 슛 등으로 골문을 노렸는데 그때마다 선방에 막혔다.
후반 35분 마침내 엔드리키의 선제골이 터졌다. 파벨 슐츠가 드리블로 끌고 올라가다가 내준 패스가 그리 정확하지 못했으나, 엔드리키가 공을 따낸 뒤 수비 사이로 파고들어 강슛을 날렸다. 정평이 난 왼발 초강력 슛이 골망을 찢을 듯 꽂혔다. 리옹은 후반전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을 유도한 뒤에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이로써 엔드리키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리옹에 합류한 뒤 공식전 5경기 5골 1도움이라는 엄청난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쿠프 드 프랑스에서는 지난 32강 릴을 상대한 빅 매치에서 결승골을 넣은 데 이어 2경기 연속으로 팀을 구해냈다. 정규리그인 리그앙에서도 활약이 엄청난 건 마찬가지다. 엔드리키가 데뷔한 뒤 3전 전승을 달렸다. 리그 데뷔전에서 스타드브레스트 상대로 드리블 성공을 무려 9회나 달성하며 1도움을 기록했고, 이어진 메츠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시키기도 했다.
엔드리키는 레알이 큰 기대를 걸어 온 특급 유망주다. 10대에 브라질 대표팀에 데뷔하고 잉글랜드, 스페인 등 상팀 상대로 골을 꽂아넣으면서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브라질 파우메이라스에서 데뷔한 뒤 벌써 6년차인데 만 19세에 불과하다.
레알에 처음 합류한 2024-2025시즌 어느 정도 출장 기회를 잡았지만 뾰족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번 시즌 전반기는 뛰기 힘들었다. 이에 후반기 들어 리옹 임대를 떠났다.
그런데 리옹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이 상상 이상일 뿐 아니라 레알 1군에 비어 있던 바로 그 역할이라는 게 눈에 띈다. 사비 알론소 전 감독과 알바로 아르벨로아 현 감독 모두 오른쪽 윙어에 왼발잡이를 배치하기 위해 설익은 유망주 프랑코 마스탄투오노를 기용하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런데 엔드리키는 왼발 득점력이 출중한 오른쪽 윙어다. 정통 스트라이커라고 평가 받아 왔는데, 오히려 임대 직후 윙어 자리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엔드리키가 팀 플레이에 잘 녹아들지 못하고 공을 오래 쥐어야 경기력이 나오기 때문에 선배 슈퍼스타들이 많은 레알에서 주전으로 기용하긴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후반전 조커로도 기용하지 않은 건 현재 기량을 볼 때 의문스럽다.
앞으로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킬리안 음바페 등 압도적인 스타들과 경쟁하기 힘들다면 엔드리키는 다른 팀에서 미래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 일단 리옹에서 5경기 동안 보여준 놀라운 폭발력을 시즌 끝날 때까지 이어가는 게 과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올랭피크리옹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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