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트' 조약 만료로 강대국 핵군비경쟁 우려
미국의 핵전력·MD망 업그레이드되면 북한도 핵역량 확대 추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미국과 러시아 간 마지막 핵 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5일 만료됨에 따라 핵보유국 지위를 꿈꾸는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조약 연장에 대한 양측의 견해가 일치하지 않으면서 한국시간 이날 오전 9시(그리니치 표준시 기준 5일 자정)를 기해 만료됐다.
뉴스타트는 핵탄두 숫자와 운반체를 각 1천550개, 700개 이하로 제한하고 상호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그 골자였다.
조약이 설정한 수량 제한 목표는 달성됐고 상호 사찰도 원활하게 이뤄지는 등 강대국 간에 잘 작동해온 핵 군축 체제였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러 관계가 악화하고 사찰이 막히면서 힘을 잃기 시작한 끝에 만료에 이르렀다.
세계 양대 핵보유국 간에 '핵 확대 자제'를 약속했던 이 조약이 만료되면서 핵 군비 경쟁이 뒤따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면서 북한도 덩달아 이 레이스에 뛰어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북한이 지금까지 제재를 견디며 핵을 부여잡고 개발에 진력해 온 이유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조금이나마 대등한 위치에 서기 위해서였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겁박을 현실적인 위협으로 만들기 위해 핵탄두와 이를 실어 보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뉴스타트 종료는 북한이 달성하고자 하는 핵 보유, 핵 역량의 수준을 상향 조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스타트는 러시아가 지난해 이 조약에 명시된 무기 제한을 1년간 자발적으로 이행할 것을 제안했지만, 미국이 응하지 않으면서 만료에 이른 상황이다.
명실상부 세계 최강 핵보유국인 미국이 일종의 족쇄를 풀고 핵전력을 늘리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미국은 미사일방어(MD)망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구상인 '골든돔' 등 신기술 도입을 천명, 타국의 핵전력이 갖는 억제 효과를 무력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북한 입장에선 미국의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 핵 억제력은 물론 협상 카드로서 핵이 가지는 효용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 핵무기고를 더욱 늘리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부원장은 "북한으로서는 어떻게 보면 자신들이 추격한다고 생각했던 미국의 핵전력이 더욱 갱신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협상력을 지니려면 양적·질적으로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핵 보유의) 기준점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북한은 뉴스타트가 엄존하던 상황에서도 독단적으로 핵 개발에 집착해온 전력이 있기에 뉴스타트 만료가 새삼스러운 상황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뿐 아니라 러시아·중국 등의 핵전력 증강도 점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핵을 얼마나 보유해야 일정한 대항력이 생기는가'에 대한 기준 자체가 상향 조정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한정된 재화를 핵전력을 키우는 데 추가로 투입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차 부원장은 "북한의 경제 상황도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뉴스타트 종료로 북한의 고민이 더 깊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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