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유럽연합(EU)이 국제 기후 협상에서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무역과 금융지원 등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는 향후 기후 협상에서 무역 협정과 금융 지원, 개발 원조를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단순한 권고가 아닌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통해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향 전환은 지난해 11월 브라질에서 열린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의 실패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EU는 화석연료 사용 감축을 COP30 합의문에 명시하려고 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특히 미국이 기후 협상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EU는 중남미 등 다른 국가들과 연대했지만, 협상 막판에는 사실상 고립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EU는 자체적으로 무역과 개발 원조 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점이 국제 협상장에서 EU의 입지를 약화했다고 진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향후 국제 기후 협상에서 개발 원조와 금융 지원을 등을 지렛대로 삼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국제 기후 협상이 거래적인 성격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규범과 책임을 강조하는 도덕적인 접근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EU는 지난달 인도와 무역협정에서 온실가스 감축 지원에 5억 유로(약 8천600억 원)를 지원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기도 했다.
EU 순환의장국인 키프로스 정부 측은 "향후 31차 COP 협상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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