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와 재개발·재건축 지연 등이 원인"
범죄 발생우려…공공 활용 동의하면 철거 예산 지원하기도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대구 기초자치단체들이 인구 감소와 재개발 사업 지연 등으로 생기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책을 내놓고 있지만 빈집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대구 남구 봉덕3동 한 주택가.
언제까지 사람이 살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낡은 폐가가 보였다.
출입문과 벽지는 뜯겨 나갔고 벽돌과 각종 쓰레기가 내부를 점령했다. 담벼락 일부도 파손된 채 방치됐다.
낮이었지만 골목을 오가는 사람은 거의 없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70대 주민 김모 씨는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이 떠나면 주변 집들도 대부분 폐가로 남겨질 것 같다"고 말했다.
폐가 문제는 남구에 국한되지 않는다. 원인도 인구 감소, 재개발·재건축 지연 등 다양하다.
중구 남산동 골목길에도 폐가가 정비되지 않은 채 버려져 있다.
바로 옆 또 다른 빈집 밀집 지역인 가로주택정비사업 구역에는 펜스가 설치됐다. 철거 업체 측은 '우범화 및 범죄 예방과 철거공사를 위해 펜스를 설치했다'는 안내문을 달았다.
동구 신천동 주택가 일대에도 오랜 기간 사람이 머물지 않은 폐가들이 방치됐다.
쓰레기 무단 투기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있지만 주변은 쓰레기가 점령했다.
이런 상황이 심해지자 해당 지역 자치단체도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남구는 빈집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고 올해 8천만원을 들여 '빈집 실태조사 용역'에 나서기로 했다.
빈집별로 등급을 정해 등급에 맞는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빈집밀집구역을 지정해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구는 지난해 빈집 5곳을 정비한 데 이어 올해 4억5천만원을 들여 빈집 15곳을 주차장이나 주민 쉼터 등으로 바꾸기로 했다.
동구도 빈집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정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달성군은 2억1천만원을 투입해 빈집 소유주가 토지를 3년간 공공용지(주차장, 텃밭 등)로 활용하는 것에 동의하면 가구당 최대 3천만원을 들여 빈집을 철거하고 공공용지를 조성한다.
다양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늘어나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대구 지역 빈집 비율은 2021년 4.4%, 2022년 5.2%, 2023년 6.5%, 2024년 7.1%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최신 통계인 2024년 기준 대구 빈집 수는 총 6천9호이다.
지역별로 산지가 많은 동구가 1천849호(30.7%)로 가장 빈집이 많았다.
이어 북구 1천139호(18.9%), 군위군 582호(9.6%), 수성구 546호(9.0%), 달성군 544호(9.0%), 서구 454호(7.5%), 남구 385호(6.4%), 중구 275호(4.5%), 달서구 235호(3.9%) 순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빈집은 소유주의 동의를 얻어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고 예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모든 빈집을 다 정비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며 "여러 가지 활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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