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잔혹사 고리 끊은 GC녹십자…알리글로 투트랙 전략으로 성장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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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잔혹사 고리 끊은 GC녹십자…알리글로 투트랙 전략으로 성장 박차

이데일리 2026-02-05 08:21: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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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GC녹십자(006280)가 지난 8년간 이어온 4분기 적자 잔혹사를 마침내 끝내고 완벽한 경영 정상화 궤도에 진입했다.

그 중심에는 국내 혈액제제 사상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턱을 넘은 '알리글로(Alyglo)'가 있다. 알리글로는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미국 시장에서 출시 1년 만에 주류 의약품으로 안착했다. 알리글로는 GC녹십자의 기업 가치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하게 만드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협력전문약국 채널 확대...2028년 글로벌 매출 3억달러 목표



GC녹십자는 알리글로에 대해 올해도 미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교한 유통 및 투여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면역결핍증 환자들은 보통 3~4주 간격으로 평생 약을 투여받아야 하는 만성 질환자로 구성됐다. GC녹십자는 환자들이 대형 종합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인퓨전 센터(주사제 전문 센터)'와 '방문 간호' 채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숙련된 간호사가 환자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투여하거나 집 근처 거점 센터에서 편하게 투약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연계함으로써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충성도를 동시에 높였다. 2025년 말 기준 알리글로 처방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이러한 현지 맞춤형 접근이 유효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한 채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우선 지난해 11~12곳이었던 협력 전문 약국 채널을 올해 18곳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는 현재 80% 수준인 미국 사보험 커버리지를 올해 8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GC녹십자는 직접 판매 비중 확대를 통한 높은 마진 확보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GC녹십자는 올해 알리글로 글로벌 매출을 전년 대비 50% 이상인 1억5000만달러(2200억원)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2028년에는 3억달러(4320억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GC녹십자는 매년 4분기마다 연구개발비(R&D) 집행과 연간 성과급 등 일시적 비용이 집중되며 고질적인 적자 구조를 면치 못했다. 2017년부터 이어진 이 흐름은 시장에서 녹십자의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약점이자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주력 사업인 백신 부문의 계절성 탓에 하반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구조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GC녹십자는 지난해 4분기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며 사상 첫 연간 및 분기 동시 흑자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알리글로의 미국 판매가는 국내 대비 약 6.5배 높게 형성돼 있어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전사 영업이익률을 가파르게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전용 생산 라인 가동률이 상승함에 따라 고정비 절감 효과까지 더해져 과거의 저수익·고비용 구조를 탈피하고 고부가가치 신약 중심의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립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알리글로의 흥행 비결은 글로벌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독보적인 안전성이 꼽힌다. 면역글로불린(IVIG) 시장의 최대 난제는 혈액 농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순물 관리에 있다. 특히 활성화된 11번 혈액응고인자(FXIa)는 체내 주입 시 혈관 내에서 피를 굳게 만드는 '응고 폭포’ 반응을 일으켜 혈전증을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성분이다.

GC녹십자는 독자 개발한 'CEX 크로마토그래피 공법'을 통해 이 FXIa를 99.9%까지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적 성질을 이용해 불순물만 정밀하게 걸러내는 이 공정은 글로벌 선도 기업들도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사실상 검출 한계 이하의 순도를 구현한 알리글로는 안전성에 극히 보수적인 미국 의료계의 처방 신뢰를 얻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부작용 치료비 부담을 꺼리는 미국 사보험 가입자의 80%를 빠르게 확보하는 원동력이 됐다.

미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정교한 유통 및 투여 전략도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GC녹십자는 환자들이 대형 종합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인퓨전 센터(주사제 전문 센터)'와 '방문 간호' 채널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보호무역주의 강화 수혜주...美선제적 투자 단행 효과



숙련된 간호사가 환자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투여하거나 집 근처 거점 센터에서 편하게 처방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연계함으로써 환자의 복약 순응도와 충성도를 동시에 높였다. 지난해 말 기준 알리글로 처방 환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선 것은 이러한 현지 맞춤형 접근이 유효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큰 압력으로 작용하는 상황이지만 GC녹십자는 오히려 대표적 수혜주로 꼽힌다. 녹십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국 내 자회사 ABO플라즈마를 통해 현지 혈액원을 직접 운영하며 원료 혈장 자급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산 원료 100%를 사용하는 알리글로는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다. 더욱이 타국 원료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경쟁사들이 관세 부담으로 인해 약가를 인상할 때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더욱 빠르게 잠식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연간 10% 이상 성장하는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알리글로의 점유율 확대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혈액제제는 한 번 처방을 시작하면 장기간 투여가 유지되는 특성이 있어 현재 확보한 환자군이 향후 탄탄한 매출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알리글로는 변동성이 컸던 과거 녹십자의 사업 구조를 안정적인 고성장 구조로 전환시킨 일등공신"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술적 우위와 미국 정치 상황에 최적화된 공급망까지 갖춘 만큼, GC녹십자의 기업 가치는 이제 재평가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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