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이재명 대통령에게는 ‘프로그램화된 행정’의 힘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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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이재명 대통령에게는 ‘프로그램화된 행정’의 힘이있다"

월간기후변화 2026-02-05 08:0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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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호 전 정무수석(사진=청와대)    

 

 

정치인 출신인 우상호 전 정무수석은 스스로를 “정치로 단련된 사람”이라고 말해왔다. 국회에서의 협상, 여론의 흐름, 정무적 판단에는 누구보다 익숙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보좌하며 가장 크게 느낀 차이는 의외로 단순했다. 정치는 감각과 타이밍의 예술일 수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행정은 감각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우상호 전 수석이 반복해서 언급한 표현은 ‘프로그램화된 행정’이다. 이는 단순히 일을 많이 하거나 속도를 내는 행정을 뜻하지 않는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제도 개혁을 시간표로 쪼개고, 예상되는 반발과 시장 반응까지 계산해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방식이다.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하나의 실행 코드에 가깝다.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은 지시 방식이다. 우 전 수석의 말에 따르면, 대통령은 큰 방향만 던져두고 결과를 기다리는 타입이 아니었다. 세부 과제까지 직접 확인했고, 중간 점검을 매우 자주 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인 출신 참모들은 행정 경험자의 차이를 실감했다고 한다. 무엇을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처리해야 하는지가 매우 구체적이었고, 점검 역시 형식적이지 않았다. 보고가 올라오면 다시 질문이 돌아왔고, 그 질문은 대부분 수치와 일정, 제도 간 연결고리에 대한 것이었다.

 

이러한 스타일은 코스피 5000이라는 목표를 둘러싼 정책 추진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났다. 우상호 전 수석 역시 당시에는 이 목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고 털어놓는다.

 

시장 상황, 글로벌 변수, 국내 구조를 감안할 때 과도한 목표 설정으로 비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통령의 접근은 달랐다. 목표는 구호가 아니라 전제였고, 중요한 것은 그 목표를 가능하게 만드는 제도적 조건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상법 개정, 배당 분리과세,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자본시장과 직결된 제도들을 한꺼번에 밀어붙이지 않았다.

 

각각의 사안을 시기적으로 배치했고,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순서를 계산했다. 먼저 어떤 제도가 신호를 주고, 그 다음 어떤 조치가 신뢰를 쌓는지에 대한 그림이 이미 그려져 있었다는 것이 우 전 수석의 평가다. 반발이 예상되는 지점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은 정치적 타협의 연속이라기보다, 이미 설계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흥미로운 지점은 시장의 반응이었다. 제도 개혁이 하나씩 현실화될 때마다 주가는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상호 전 수석은 이 장면을 보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것이 추상적인 신뢰의 문제가 아니라, 매우 구체적인 제도의 문제라는 사실을 체감했다고 말한다.

 

기업의 투명성, 주주 권리, 배당 구조 같은 요소들이 제도적으로 개선될 때 시장은 말보다 빠르게 반응했다. 이는 대통령의 소신이 단순한 철학이 아니라, 이미 정리된 판단과 계산 위에 서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의 행정에서 중요한 또 하나의 특징은 반대와 저항을 대하는 태도다. 반발이 있다고 해서 속도를 늦추거나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대신 그 반발이 어느 지점에서 나오는지, 제도 설계로 흡수할 수 있는지, 아니면 정치적 설득이 필요한지를 구분했다. 이 역시 프로그램화된 사고의 일부였다. 모든 갈등을 정치적 언어로 풀려 하지 않고, 제도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제도로 밀어붙였다.

 

우상호 전 수석이 “옆에서 보며 신기했다”고 표현한 대목은 바로 여기다. 정치 경험이 풍부한 자신조차도, 행정이 이 정도로 계산될 수 있다는 점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계산이 실제 시장의 신뢰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정치와 행정의 역할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새삼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프로그램화된 행정’은 화려한 연설이나 강한 메시지보다 덜 주목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숫자와 지표로 나타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오랜 과제를 두고, 이재명 정부가 선택한 방식은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제도적 신뢰였다. 우상호 전 수석의 증언은 그 신뢰가 우연이 아니라, 치밀하게 설계된 행정의 결과였음을 보여준다.

 

 

정치는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지만, 행정은 더 이상 감각에 의존할 수 없는 시대다. 이재명 대통령의 방식은 바로 그 경계에서 작동한다.

 

감으로 판단하지 않고, 프로그램으로 실행하는 행정. 우상호 전 수석이 이 대통령에게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어쩌면 이것일 것이다. 시장은 말을 믿지 않는다. 제도를 믿고, 실행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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