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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고는 흡연과 질병 간 인과관계 판단, 담배 제조사의 제조물 및 불법행위 책임, 공적 보험자의 비용 부담 구조 등 주요 쟁점에 대해 항소심 판결의 법리적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1960~1970년대 당시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전반에 널리 알려졌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판단을 전개했다. 공단은 해당 시기의 과학적 정보 접근성, 담배회사의 정보 은폐 및 축소 관행, 국가 차원의 규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같은 전제는 객관적인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단은 “상고심에서는 잘못된 전제하에 이루어진 책임 판단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폐암(편평세포암·소세포암)과 후두암(편평세포암) 등 흡연과의 관련성이 높은 암종을 대상으로, 흡연으로 인해 발생한 진료비 부담을 담배 제조사에게 묻는 점 역시 국민의 건강권 보호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공공적 의미를 지닌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공단은 이번 소송 과정에서 법정 공방을 넘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고 밝혔다. 담배 소송 지지 서명 캠페인에는 150만명이 참여했다. 대한가정의학회를 비롯한 76개 국내 전문의학회·보건의료학회 및 의약학 단체,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와 세종시의회 등 86개 지방의회도 결의안 채택과 성명서 제출 등을 통해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공단은 담배회사가 단순한 기호품 판매자가 아닌, 유해물질을 제조·판매한 주체로서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상고심에서 명확히 다룰 방침이다. 그간 수많은 연구를 통해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입증된 만큼 이에 대한 법적 판단이 보다 분명하게 정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단은 담배회사가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충분히 알리지 않았던 점 역시 핵심 쟁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설명 부족이 아니라, 제품이 유해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소비자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책임의 문제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사건은 사회적 파급력과 공공성이 큰 사안으로, 전원합의체 논의를 통해 종합적·정책적 관점에서 검토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개변론을 통해 쟁점을 투명하게 제시해 대법원의 판단과 논의 과정이 국민에게 충분히 공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이번 상고는 승패를 넘어, 흡연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인식하고 책임을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묻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이 공개적이고 투명한 논의를 통해 사회적 파급력이 큰 이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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