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범 대응 수위 높였지만…늘어나는 범죄 속 수사 여건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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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사범 대응 수위 높였지만…늘어나는 범죄 속 수사 여건 ‘한계’

투데이신문 2026-02-04 17:06: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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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예비후보자 등록 접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br>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예비후보자 등록 접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경찰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사범 단속에 나섰지만 선거범죄의 증가와 지능화, 짧은 공소시효가 맞물리며 수사 현장은 매 선거마다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엄정한 단속을 요구받는 경찰과 달리 제도적 뒷받침은 제자리걸음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는 전날부터 오는 6월 3일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사범 단속체제에 돌입했다.

국수본은 전국 18개 시·도경찰청과 261개 경찰서에 ‘선거사범 수사전담팀’ 2096명을 편성해 선거 관련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관계 법령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하게 단속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허위사실 유포 △금품수수 △공무원 선거 관여 △불법 단체동원 △선거폭력을 선거의 공정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5대 선거범죄’로 규정했다. 특수본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정당·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엄정하게 사법 처리하고 불법행위자뿐만 아니라 실제 범행을 계획하거나 지시한 자, 불법 자금의 원천까지도 끝까지 추적하여 철저히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후보자 등에 대한 정보 제공이나 후보자 검증 차원의 비판 또는 의혹 제기 등을 넘어 선거인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목적으로 사실관계 확인 절차 없이 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악의적으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조직적 유포 행위 등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이중 선거의 공정성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허위· 조작 정보 유통 행위에 대해서도 구속수사 등 엄정하게 조치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선거사범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대검찰청이 발표한 ‘제21대 대통령선거 선거사범 수사결과’에 따르면 검찰이 제21대 대통령 선거와 관련 선거사범 총 2925명을 입건하고 918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가운데 10명은 구속 기소됐다.

제21대 대선에서 선거사범으로 입건된 인원은 제20대 대선과 비교해 46.2% 증가했고 제19대 대선 대비 2배 이상(233.1%) 늘었다.

선거사범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는 사회·경제적 양극화 심화와 디지털 미디어 확산이 맞물린 구조적 변화가 지목된다. 선거범죄는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접어들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지난해 6월 3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한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봉인지 상태가 훼손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 투표함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지난해 6월 3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한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봉인지 상태가 훼손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 투표함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제는 선거사범이 늘어나는 속도를 현행 공소시효와 수사 인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부실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268조를 살펴보면 선거사범의 공소시효를 선거일로부터 6개월로 규정하고 있다. 선거 결과와 당선자의 임기 안정성을 고려해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취지다. 선거사범의 공소시효는 1994년 공직선거법 제정 당시 설정된 이후 30년 넘게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선거사범이 꾸준히 증가하는 현실 속에서 제한된 수사 인력으로 짧은 기간 안에 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충분한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채 사건이 종결되거나 추가로 확인된 혐의 역시 시효 만료로 조사와 처벌이 어려워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선거사범 기소율은 31.4%에 그쳤다. 이는 19대 대선 당시 기소율(58.3%)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수치다.

더욱이 경찰이 허위·조작 정보 유포와 매크로 조작 등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을 예고했는데, 이를 두고 선거사범의 수법이 온라인·기술 기반으로 고도화·다양화됨에 따라 이를 추적·입증하는 데 막대한 경찰력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단순 현장 단속을 넘어 사이버 수사, 디지털 포렌식, 상시 모니터링 등까지 병행해야 하는 구조인 만큼 선거 범죄 대응이 경찰 조직 전반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이건수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선거사범 수사는 단순한 위법 여부를 가리는 문제가 아니라 누가 지시했는지, 자발적 행위인지, 신고 경위가 적법한지까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하는 고난도 수사”라며 “현행 제도는 공소시효와 처리 기한이 짧아 실질적인 증거 수집에 한계가 있고 그 결과 정작 핵심 책임자는 빠져나가고 주변 인물만 처벌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소시효 뿐만이 아니라 수사기간 역시 늘려야 하는데, 무작정 기간만 늘리는 것이 아닌 선거의 시효성을 고려해 집중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는 의무 수사 기간을 두는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선거사범은 특정 시기에 경찰력이 과도하게 투입되는 만큼 전담 수사 인력과 전문가 체계를 갖추고 선거관리위원회의 의무적 의견 제시 등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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