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찬 기운이 남아 있는 겨울 끝자락이다. 냉동실 문을 열면 한동안 손대지 않았던 생선이 눈에 들어오는 시기다. 국이나 구이로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하려다가도 해동 단계에서 망설이게 된다. 급하게 녹이면 비린내가 올라오고, 시간을 들이면 살이 퍼석해진다는 경험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선은 물에 담그면 안 된다’라는 인식이 상식처럼 퍼졌다.
하지만 물을 완전히 배제하기보다는, 온도와 조성을 조절해 짧은 시간 안에 해동을 끝내는 방식을 이용하면 좋다. 미지근한 물에 소금과 식초를 더하는 방법으로, 조건만 맞추면 비린내를 줄이면서도 7분만에 식감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냉동 생선 해동이 까다로운 이유
냉동 생선에서 가장 많이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은 냄새와 식감이다. 냉동 과정에서 생선 세포막이 손상되면 해동 과정에서 수분이 빠르게 빠져나온다. 이때 드립과 함께 냄새 성분이 강해진다. 상온에 오래 두는 방식은 표면부터 녹으면서 살결이 쉽게 무너진다. 반대로 뜨거운 물을 사용하면 단백질이 급격히 변성돼 겉은 익은 듯 굳고 속은 아직 얼어 있는 상태가 된다.
찬물에 담그는 방식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조리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는 현실적인 선택이 되기 어렵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물 해동 자체를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굳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물’이 아니라 ‘조건’이다.
미지근한 물에 소금과 식초를 더하는 이유
방법에서 쓰이는 해동법의 핵심은 물의 온도와 조성이다. 기준은 약 40도 안팎의 미지근한 물이다. 찬물 5컵에 끓는 물 2컵을 섞으면 별도의 온도계 없이도 비슷한 온도를 만들 수 있다. 이 온도에서는 해동 속도는 빠르면서도 살이 급격히 익지 않는다. 연한 생선의 탄력이 비교적 잘 유지되는 이유다.
여기에 소금을 더한다. 물 약 1.4리터에 소금 2큰술 정도가 기준이다. 이 농도는 생리식염수와 유사해 생선 세포 안팎의 삼투압 차이를 줄여준다. 해동 과정에서 수분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현상이 완화되면서 살이 물러지는 느낌이 덜해진다. 단순히 짠맛을 더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수분 이동을 조절하는 단계다.
식초 1큰술은 냄새를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생선 비린내의 주범으로 알려진 트리메틸아민은 알칼리성 환경에서 냄새가 더 강해진다. 약한 산성을 더하면 이 냄새가 중화된다. 동시에 산성 성분이 생선 단백질 표면을 살짝 응고시켜 해동 중 살결이 풀어지는 현상도 줄어든다.
7~10분 해동, 순서와 기준
냉동 생선을 꺼내 비닐이나 진공 포장을 제거한다. 스테인리스 볼이나 깊이 있는 그릇에 미지근한 물을 붓고 소금 2큰술을 먼저 녹인다. 이어 식초 1큰술을 넣고 가볍게 섞는다. 준비된 물에 생선을 담근다.
크기가 작은 생선은 7분, 갈치나 조기처럼 살이 두툼한 생선은 10분 정도면 해동이 끝난다.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주면 열이 고르게 전달된다. 시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이상 담가두면 수분 흡수가 늘어나 살이 퍼질 수 있다.
해동이 끝나면 바로 꺼내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다. 표면뿐 아니라 배 쪽과 칼집 사이까지 눌러 닦는다. 이 과정이 빠지면 조리 중 수분이 올라오면서 냄새가 다시 살아난다. 물기 제거까지가 해동의 마지막 단계다.
해동 후 관리가 맛과 안전을 좌우한다
이 방식은 어디까지나 빠른 해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쓰는 방법이다. 40도 안팎의 물은 세균 증식 위험 온도 대에 해당한다. 시간을 지키지 않으면 식품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해동이 끝난 뒤에는 바로 조리하는 것이 전제다
해동한 생선을 다시 냉동하는 일은 피한다. 식감 저하와 위생 문제를 동시에 키운다. 조리를 미루더라도 냉장 보관 기준 24시간 안에 마치는 편이 낫다.
기본적으로 밀봉 상태로 냉장 해동하거나, 21도 이하의 흐르는 물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해동하는 방식이 좋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이 방법이 더 안전하다. 다만 평일 저녁처럼 조리 시간이 촉박할 때는 미지근한 물 해동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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