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과의 시간'이 돌아왔다…다주택자, 매도·증여·버티기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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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과의 시간'이 돌아왔다…다주택자, 매도·증여·버티기 갈림길

르데스크 2026-02-04 16:43: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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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2022년부터 이어져 온 한시적 세제 완화 조치가 사실상 막바지에 이르면서,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기조와 정면으로 마주한 다주택자들의 선택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양상이다. 유예 종료 시점이 임박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주택 매각과 증여, 혹은 세 부담을 감수한 채 보유를 지속하는 이른바 '버티기' 전략을 놓고 다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주택 소유자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다주택 보유자는 237만7000명에 달한다. 이 중 2주택자가 191만명, 3주택자가 28만3000명으로, 전체 다주택자의 92.3%가 2~3주택 보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르데스크의 취재 결과 현장에서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나온 급매물을 잡으려는 매수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논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이 나오자마자 우리보다 먼저 정보를 알고 찾아오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며 "빠르게 거래되는 매물들은 대부분 주변 시세보다 약 1억~3억 원가량 저렴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빌라 등 비선호 매물을 정리하고 강남에서도 상급지로 평가받는 반포 등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관련 문의가 갑자기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다주택자들 사이에서 매도 차익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의 주택부터 순차적으로 처분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강남권보다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에서 매물 출현이 더욱 활발한 모습이다. 최근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해 학부모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광진구 광장동 역시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아파트 내부 단지 모습. ⓒ르데스크

 

광진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향후 시장 흐름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 가운데서는 시세에 맞춰 매물을 내놓거나 일부는 가격을 낮춰 정리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며 "실제로 일부 단지에서는 기존에 27억~29억원 선에서 거래되던 매물들이 최근에는 24억~25억원 수준으로 나오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유예 기간이 5월 9일까지로 확정된 만큼 일부 다주택자들 사이에서는 우선 적정 매도가를 제시한 뒤 해당 금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기한 내 잔금 마련이 가능한 수요자를 중심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매물 공급이 가속화된 배경에는 정부의 확고한 원칙 고수가 있다. 지난 3일 정부는 오는 5월 9일로 종료되는 유예 기간을 연장 없이 마무리하되 거래 현장의 물리적 시간을 고려한 보완책을 발표했다. 5월 9일까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3개월 이내에 잔금을 납부하면 중과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강남 3구와 용산 등은 원칙적으로 5월 9일까지 잔금을 치러야 하지만, 촉박한 일정을 고려해 계약 체결 후 3개월 내 잔금 납부 시에도 중과를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10월 지정된 신규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의 잔금 유예 기간을 부여하겠다"며 "중과를 피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만큼 국민들께서 불필요한 세 부담을 지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15일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의 경우에는 5월 9일까지 계약을 체결한 뒤 6개월 이내에 잔금을 납부하거나 등기를 완료하는 경우까지도 유예하는 방안을 제안드린다"며 "중과를 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보고 국민들께서 불필요하게 중과 부담을 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유예 종료가 주택 거래 위축을 방어하기 위한 한시적 조치였던 만큼 정책 원칙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그간의 유예 조치에도 불구하고 다주택자들의 매도 참여가 기대에 못 미쳤고 선호 지역의 관망세로 인한 가격 안정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반영됐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부활이 오히려 시장 매물을 잠그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양도세 중과 부활은 시장에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하려는 정책적 의도가 담겨 있지만 이 방식만으로는 다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으로 충분히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남아 있는 매물이라도 시장에 나오게 하려면 보유세를 높여 보유 부담을 주되 양도소득세는 낮춰 매각에 따른 세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퇴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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