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상 반출 안 돼" vs "보편적 권리로 허용해야"
일각 '애플만 허용' 전망에 정부 "결정된 사항 전혀 없다" 부인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임기창 박형빈 기자 = 구글의 고정밀 지도 반출 보완서류 제출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해당 지도 반출 여부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양상이다.
국내 공간정보 산업 보호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고정밀 지도를 외국 기업에 '반출하면 안 된다'는 의견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보편적 이용 권리 차원에서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형국이다.
◇ 보완서류 제출 임박한 구글…정부 결정까지 시일 걸릴 듯
4일 정부와 국내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구글에 5일까지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관련 보완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11월 '측량 성과 국외 반출 협의체' 회의를 열어 구글이 요청한 1대 5천 축적의 지도 반출 여부를 논의한 끝에 심의를 보류하고 '60일 내 보완 신청서 제출 요구'로 결론 낸 데 따른 것이다.
협의체는 지도 정보의 해외 반출 여부를 심의·결정하는 기구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국방부, 국가정보원, 외교부, 통일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관계 부처가 참여한다.
정부는 구글이 보완 신청서를 마감일까지 추가로 제출하면 다시 협의체를 열어 고정밀 지도 반출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다만, 구글이 보완 신청서를 제출한다 해도 정부가 곧바로 결정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를 다시 꾸려 각 부처 간 의견을 수렴한 뒤 심의 절차를 거쳐 결론을 내기까지 몇 달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정밀 지도의 국외 반출에 대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군사·안보시설 가림 처리와 좌표 표시 제한, 국내 데이터센터 설립을 주요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구글은 한국 내 안보시설 가림 처리와 좌표 노출 금지 등 일부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고정밀 지도 반출을 지속해서 바라고 있다.
다만, 데이터센터 설립의 경우 한국 시장 규모에 따른 경제성과 실효성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구글측 관계자는 "한국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 힘을 모으며 한국 이용자와 방문객 모두가 더 큰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애플 반출 승인설에 정부 즉각 부인…산업·안보 영향 논쟁 지속
구글의 보완 신청서와 맞물려 애플이 요청한 고정밀 지도 반출 신청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애플도 아직 정부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애플은 지난해 12월 신청서 보완 기간을 요청했고, 보완 제출에 걸리는 기간만큼 처리 기간도 연장됐다.
애플의 보완 신청 마감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채 현재 내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매체는 이날 정부가 제시한 조건을 모두 수용하겠다는 입장인 애플에는 반출 승인이 내려질 수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지만 정부는 즉각 이를 부인했다.
국토교통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고정밀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은 공간정보관리법에 따라 관계부처로 구성된 국외 반출 협의체 심의로 결정되는 사항"이라며 "현재 국외 반출 여부와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고정밀 지도 반출이 미래 관련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정밀 지도는 단순 길찾기를 넘어 도보 이동 경로와 도로 교통 정보, 음식점·문화시설 정보, 내비게이션 정보까지 포함된 데이터로, 자율 주행과 위치 기반 AI 서비스의 핵심 공간 정보로 평가받는다.
구글과 애플은 지도 데이터를 해외 서버와 연결해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반해 우리 정부는 이 데이터를 기반해 해외 빅테크가 군사 시설과 주요 인프라 시설을 노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035720]도 고정밀 지도가 외국에 반출될 경우 관련 지도 사업에도 지장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구글은 그동안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 고정밀 지도를 해외에 있는 구글 데이터센터로 이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여러 차례 신청했다.
정부는 구글이 2016년 해외 반출을 요구했을 당시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불허했고, 구글의 거듭된 요청에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애플도 2023년과 지난해 국내 정밀지도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하도록 허가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같은 이유로 불허됐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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