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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달 말 강렬한 마라(얼얼한 매운맛) 풍미를 담은 신메뉴 ‘맥크리스피 마라 버거’ 2종을 출시했다. 글로벌 표준과 대중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맥도날드가 정식 메뉴로 마라를 선택했다는 건, 이제 마라탕이 짜장면·짬뽕처럼 호불호 없는 Z세대의 소울푸드가 됐다는 데이터를 확신했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경쟁사들이 수년 전 마라 맛을 실험적으로 내놓을 때 침묵하던 맥도날드가 뒤늦게 뛰어든 것은 역설적으로 마라가 더 이상 모험이 필요한 식재료가 아님을 방증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가장 대중적이고 보수적인 입맛을 타깃으로 하는 햄버거 1등 브랜드의 참전은, 마라가 짜장면이나 짬뽕처럼 한국 식문화에 완전히 귀화했음을 알리는 사실상의 대중화 인증서”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던 탕후루 학습효과(단기 유행 후 소멸) 우려도 데이터 앞에서는 힘을 잃는다. 마라 시장은 외형과 내실이 동시에 성장하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 업계 1위 브랜드 탕화쿵푸의 실적은 견고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탕화쿵푸를 운영하는 탕화쿵푸코리아의 매출액은 2023년 182억원대에서 2024년 222억 원대로 약 21.5% 급증했다.
단순히 매장만 늘리는 문어발 확장이 아니다. 가맹점 수 역시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기준 2022년 327개, 2023년 423개에 이어 2024년 494개까지 꾸준히 늘어났지만, 매출 성장세가 이를 뒷받침하며 폐업 도미노 없이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이는 소비자의 재구매율이 높은 충성 고객층이 탄탄하게 형성됐음을 시사한다.
마라의 장르화를 이끈 주역은 단연 10대(잘파세대)다. 배달의민족 데이터에 따르면 10대 주문 메뉴 부동의 1위는 치킨도 피자도 아닌 마라탕이다. 어릴 때부터 마라를 소울푸드로 접한 이들이 구매력 있는 20대로 성장하면서, 마라 소비층은 전 세대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는 수입 통계로도 확인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마라 소스를 포함한 중국산 기타 소스류 수입량은 연간 7만 5000톤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식당뿐만 아니라 가정 내 식탁까지 마라 맛이 깊숙이 침투했다는 증거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극적인 맛에 대한 수요와 Z세대의 식문화가 결합해 마라는 이제 이국적인 음식이 아니다”며 “라면, 치킨, 햄버거 등 모든 식품 카테고리에서 마라 맛은 김치맛, 불고기맛과 함께 기본 옵션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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