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수다] GMC의 애매한 셋방살이, 말이 앞선 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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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수다] GMC의 애매한 셋방살이, 말이 앞선 프리미엄

프라임경제 2026-02-04 15:00:57 신고

3줄요약
[프라임경제] '프리미엄.' 

최근 열린 GMC 브랜드 데이를 한 단어로 정리하면, 솔직히 이거다. 비전 설명부터 시작해서 제품 포지셔닝, 서브 브랜드인 드날리(Denali) 이야기까지 어디를 봐도 프리미엄, 또 프리미엄. 단순히 키워드를 통일했다기에는, 그 반복의 밀도랑 빈도가 유독 높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왜 한국GM은 이렇게까지 프리미엄을 말해야 했을까?"

이게 꼭 비판부터 가야 하는 질문은 아니다. 다만 산업이랑 브랜드를 오래 보다 보면, 특정 단어를 지나치게 반복할 때는 종종 이유가 있다. 그건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구조적인 부담이 언어로 튀어나오는 순간일 때도 많다.

브랜드가 하나의 키워드를 계속 쓰는 건 흔한 일이다. 문제는 얼마나 쓰느냐다. 이번 GMC 브랜드 데이에서 프리미엄은 그냥 설명의 일부가 아니었다. 행사를 떠받치는 기둥에 가까웠다.

보통은 제품이 먼저 나오고 "그래서 이게 프리미엄이다"라는 설명이 따라붙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순서가 반대였다. 프리미엄이라는 전제가 먼저 깔리고, 그 안에 제품이랑 스토리가 들어가는 구조였다. 

이런 방식의 메시지는 보통 하나의 신호를 보낸다. 설명이 많아질수록, 그 설명이 가리키는 대상은 아직 충분히 체감되지 않았다는 신호다.진짜 프리미엄이 느껴진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말로 규정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 새롭게 출시된 허머 EV와 아카디아, 캐니언. ⓒ 한국GM

한국GM이 말하는 프리미엄의 정의 자체가 틀린 건 아니다. 가격이나 옵션이 아니라 완성도와 검증된 성능 그리고 기준에 대한 자신감. 다 맞는 말이다. 문제는 그 프리미엄이 지금 한국 시장에서 '결과'로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한국에서 프리미엄으로 인식되는 브랜드들을 보면 스스로를 프리미엄이라고 계속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오너십 경험, 서비스의 일관성, 재구매율, 브랜드 히스토리 같은 게 말 대신 역할을 한다. 프리미엄은 설명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부산물에 가깝다.

반대로 설명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프리미엄은 결과가 아니라 목표가 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방패처럼 쓰이기 시작한다. 아직 증명되지 않은 부분을 언어로 메우려는 순간, 그건 설득이 아니라 방어에 가까워진다. 

GMC의 한국 내 운영 구조를 보면, 이 언어의 과잉이 어디서 나왔는지 감이 온다. GMC는 지금 독자적인 브랜드 공간이나 인프라를 갖춘 상태라기보다는 캐딜락 네트워크에 얹혀 들어온, 말 그대로 '셋방살이'에 가까운 구조다. 전시장부터 서비스 접점까지 GMC만의 세계관을 온전히 구현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브랜드의 위상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보다는 의도적으로 규정돼야 할 필요가 커진다. 그래서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는 전략이라기보다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려는 장치처럼 읽힌다. 아직 프리미엄이라고 느낄 만한 현실이 안 만들어졌으니, 말이 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한국 시장은 이미 프리미엄에 대한 기준이 있는 곳이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르쉐 등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프리미엄을 만들어왔고, 소비자도 그 차이를 체감하면서 선택해왔다.

이 시장에서 GMC의 메시지는 조금 다른 방향 향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의 기준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라기보다는'우리가 정의한 프리미엄을 이해해 달라'는 설명에 더 많은 비중 이 실려 있다.

이 순간, 메시지는 시장과의 대화라기보다 브랜드가 스스로에게 확신을 주입하는 말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프리미엄의 반복은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은 신뢰를 언어로 보완하려는 시도로 읽힐 여지도 남는다.

그래서 이 '프리미엄' 반복은 태도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한국GM이 처한 현실, 즉 프리미엄으로 불리고 싶지만 아직 그 결과가 충분히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나는 구조적인 징후에 가깝다.

GMC는 장기 전략을 이야기했고, 인프라와 포트폴리오 확대 계획도 내놨다. 다만 그 전략이 현실보다 언어를 통해 먼저 완성되려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 시장은 선언에 관대하지 않다. 여기서 프리미엄은 말로 얻는 자리가 아니라, 시간과 경험으로 쌓이는 결과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리미엄 브랜드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덜 쓰는 거다. 설명이 줄고, 경험이 쌓일수록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그 위치에 간다.

한국GM이 진짜 프리미엄을 원한다면, 이제 필요한 건 더 많은 선언이 아니라 더 적은 설명과 더 많은 증명이다. 프리미엄을 말하는 시간보다 프리미엄으로 기억되는 시간이 중요하다. 그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그 질문 앞에서 한국GM의 프리미엄 전략은 이제 진짜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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