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즌 만에 LPBA 첫 우승' 임경진, "고수 남편과는 당구 안 쳐요, 부부끼리 운전 가르치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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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즌 만에 LPBA 첫 우승' 임경진, "고수 남편과는 당구 안 쳐요, 부부끼리 운전 가르치는 격"

빌리어즈 2026-02-04 13:18: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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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진이 프로당구 도전 6시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3번째 결승 진출에 이룬 쾌거다. 사진은 시상식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임경진.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임경진이 프로당구 도전 6시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3번째 결승 진출에 이룬 쾌거다. 사진은 시상식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임경진.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빌리어즈앤스포츠=고양/김민영 기자] 임경진(하이원리조트)이 프로당구 도전 6시즌 만에 LPB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임경진은 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5-26시즌 ‘웰컴저축은행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정수빈(NH농협카드)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3 승리를 거두며 생애 첫 LPBA 왕좌에 올랐다.

임경진은 대회를 앞두고 심한 감기에 걸려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우승에 대한 욕심조차 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결승전을 앞두고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대회 전날부터 감기가 너무 심해 병원도 다녀오고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막상 결승전을 앞두자 ‘내가 언제 여기까지 왔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승 후 생각보다 담담했다"라고 밝혔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환한 미소로 답하고 있는 임경진.

하지만 정작 우승 후의 감정은 예상과 달랐다.

“우승하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기쁨보다는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두 번째 준우승을 했을 때 매니지먼트 팀장님께 ‘세 번째는 우승할 것 같다’고 말했는데, 막상 현실이 되니 기분이 묘했다.”

오구 파울 위기, 타임아웃이 만든 분수령

결승전 내내 정신없이 경기가 흘러갔다. 특히 5세트에서는 오구 파울을 범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눈이 너무 뻑뻑해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다가 상대 공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각을 재고 엎드렸는데, 내가 상대 선수의 공을 치려고 하고 있었다. 그때 정신이 번쩍 들어 타임아웃을 불렀다.”

타임아웃으로 시간을 번 임경진은 이후 득점에 성공하며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만약 타임아웃이 남아 있지 않았다면, 팽팽하던 경기 흐름이 정수빈에게 넘어갈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실수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고, 이후에는 더 집중해서 경기할 수 있었다.”

첫 우승을 차지하며 LPBA 여왕의 자리에 오른 임경진.
첫 우승을 차지하며 LPBA 여왕의 자리에 오른 임경진.
임경진이 그토록 바란던 첫 우승 트로피를 입맞춤을 하고 있다.
임경진이 그토록 바란던 첫 우승 트로피를 입맞춤을 하고 있다.

임경진이 아내이자 엄마로서 PBA 팀리그와 LPBA 투어를 병행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팀리그 기간에는 남편이 육아와 집안일을 도맡아 준다. 덕분에 팀 연습과 시합에만 집중할 수 있다. 평소에는 낮시간만 연습할 수 있기 때문에  연습 시간이 다른 선수들보다 부족한 편인데, 주말마다 시부모님이 아이를 봐주셔서 그 시간에 몰아서 연습한다.”

당구 고수인 남편의 조언도 큰 힘이 된다.

“남편이 35점 정도 치는 고점자라 경기 후에는 상황 판단이나 멘탈 관리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준다. 다만 같이 연습은 안 한다. 부부끼리 운전 가르쳐주는 것과 비슷하다”며 웃었다.

시상식 후 남편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상식 후 남편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징크스 탈출…스롱·김보미 꺾고 결승 진출

20대 후반에 3쿠션을 처음 접한 임경진은 2009년 대한당구연맹 선수로 등록한 후 웹디자이너를 병행하면서 당구선수로 활동했다. 이후 조금씩 이름을 알리던 임경진은 2020-21시즌 프로당구로 무대를 옮겼다. 

특히 임경진은 그동안 LPBA 투어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와 김보미(NH농협카드)를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꺾으며 징크스도 깨뜨렸다.

LPBA 투어 6시즌 동안 두 선수와 네 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던 임경진은, 이번 대회 8강에서 스롱을 3-0, 준결승에서 김보미를 3-2로 제압하며 결승에 올랐다.

“그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선수들을 모두 넘으면서 나를 가두고 있던 틀을 깬 느낌이었다.”

결승전에서 전폭적인 응원을 보낸 하이원리조트 구단과 팀 동료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결승전에서 전폭적인 응원을 보낸 하이원리조트 구단과 팀 동료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기복 없는 선수될 것”

임경진의 목표는 단순한 우승이 아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월드챔피언십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무엇보다 꾸준한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어떤 대회는 첫 판 탈락, 어떤 대회는 우승하는 선수보다는 안정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배 선수들을 향한 존경과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승진, 산체스, 이마리 선수처럼 연배가 있어도 잘하는 선수들을 보며 희망을 얻는다. 나도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며 “우승 상금 받으면 먼저 시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지고 와도 맛있는 걸 사주는 남편에게는 이번엔 내가 크게 한턱 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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